묵상노트

167수요 | 칠병이어(七餠二魚), 나를 드리다!(막8.1-10)

167수요 | 막8.1-10

칠병이어(七餠二魚), 나를 드리다!

 (맛있는 마가복음, pp.89-91)    

 

한 사람이 한 끼 분량의 떡 일곱 개와 작은 생선 두어 마리가 전부다. 초라한 식탁이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식탁이 변하여 풍성한 식탁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 믿음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날마다 보리석 일곱 개와 작은 생선 두어 마리 앞에서 넘어진다.  

하지만 칠병이어(七餠二魚)는 지금도 기적을 이루어낸다. 내 작은 한 마디가 너를 살린다면 오늘도 나는 칠언이어(七言二語)의 기적을 맛보고 산 것이다. 내 조그만 무릎을 하늘 향해 꿇어 너의 신음소리와 눈물을 마르게 해 주는 기도가 되었다면 오늘도 난 칠언이어(七言二語)의 기적을 경험하고 산 것이다. 나 쓰고 살기에도 버둥거리는 지갑이지만 너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감당하고자 열어 나눈 지갑이었다면 오늘도 나는 칠언이어(七言二語)의 기적을 나누며 산 것이다. 

때로 나의 카톡 한 마디가, 간단한 단문 한 문자가, 별 것 아니지만 마음을 담아보낸 조그만 택배 하나가, 별 얘기 없었지만 따뜻한 짧은 전화 한 통화가, 알아주든 모르든 상관없이 오늘도 묵묵히 지켜내는 엄마의 자리요 부모의 자리가 다시 누군가를 살리고 일어나게 하는 칠언이어(七言二語)일 수 있다. 기적은 늘 가까이에서,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이렇듯 우리는 늘 누군가의 칠병이어(七餠二魚) 때문에 오늘이 또 하나의 아름다움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나 또한 누군가에게 칠병이어(七餠二魚)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나눔이고, 기적이고, 축복을 흐르게 하는 통로로서의 삶이다. 

구약의 도피성이 그랬고, 추수할 때 가난한 자들의 몫이 되는 이삭줍기가 그러했으며, 특별히 십일조가 그랬다. 또한 신약에서는 사도행전 교회가 보여준 유무상통의 신앙공동체가 그러했다: “믿는 무리하 한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행4.32) 

  

내가 나눈 칠병이어(七餠二魚)가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우리가 섬기는 교회가 칠병이어(七餠二魚)와 같은 한 알의 밀알처럼 드려지고 있는가. 내가 드려, 그것이 하나님의 손을 통해 역사를 이루는 칠병이어(七餠二魚)를 꿈꾸며 살아가는가. 

추수감사주일에 선교지에 보내는 조그만한 감사선물이, 한 해들 돌아보는 나의 조그만 감사의 고백이, 가을음악회에 초대할 한 두 사람이 이웃이 내가 드려 주님이 이루어내실 너를 향한 칠병이어(七餠二魚)가 될 수 있다. 이게 믿음이다. 사실 칠병이어(七餠二魚)를 내놓은 소년은 그것이 4,000명이 먹는 기적의 식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그냥 그것을 내놓았을 뿐이다. 기적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렇다면 나의 조그만 드림이 하나님의 기적을 이루는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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