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7주일 | 눅2.21-40
예수는 그리스도다.
예수님의 어린 시절이 짤막하게 소개된다(22,42). 한편에서는 구약의 메시아(그리스도) 예언이 마침내 성취되고 있음을 율법 준수로 이를 확증한다(부모, AA’). 다른 한편에서는 두 선지자(시므온, 안나) 역시 그리스도의 나심을 ‘성령’(X) 안에서 찬양하고 있다. 이는 유독 ‘율법’(AA’)을 이루는 일에 집중하는 예수님의 부모의 언행과는 그 결을 달리한다. 이는 예수님이 구약을 성취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을 것을 바라보게 한다.
예루살렘(21-39a): [1] 부모 – 율법의 약속을 성취하다.
[2] 선지자 - 성령이 역사하다.
A 부모 - “모세의 법대로”(22a)
“이는 주의 율법에 쓴 바”(23a)
“또 주의 율법에 말씀하신 대로”(24a)
X 시므온 & 안나 선지자 - “성령”(25b,26b,27a; 38)
A' 부모 - “율법의 관례대로 행하고자 하여”(27b)
“주의 율법을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39a)
[시므온 & 안나 선지자] - “성령”
*“성령이 그(시므온) 위에 계시더라.”(25b)
*“그(시므온)이 … 성령의 지시를 받았더니”(26b)
*“그(시므온)가 … 성령의 감동으로 성전에 들어가매”(27a)
*“안나라 하는 선지자가 있어 … 모든 사람에게 그에 대하여 말하니라.”(36,38)
그렇다면 그리스도이신 메시아와, 이 메시아를 율법이 이처럼 예언하고 성취하는 관계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성경 말씀으로 정리해 보자. 먼저는 마태복음 5장 17-18절 말씀이고, 이어서 갈라디아서 4장 4-5절 말씀을 들어보자: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마5.17-18)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에 나게 하신 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속랑하시고
우리로 아들의 명분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갈4.4-5)
나사렛(39b-40): [3] 그리스도 – 친히 증거하다.
“아이가 점점 자라고 튼튼해졌으며
지혜도 많아졌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이와 함께하였습니다.”(40, 쉬운성경)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놀랍게도 누가복음은 이 주제 안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다름 아닌, 이것이 예수님의 12세 때의 자기 이해다: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49b) 놀랍지 않은가. 무슨 말인가. 12살이 될 무렵의 예수 그리스도는 이미 자신을 하나님 아버지와 하나된 고백을 하고 계신다. 이렇게 해서 구약(마리아와 요셉) → 시므온 & 안나 선지자 → 예수님의 자기 이해로 이어지는 것으로 주님이 드러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나사렛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간 12세 소년의 마음(심령)에 싹튼 이 메시아(그리스도)로서의 ‘자기 이해’(생각, 고백)은 12세가 되어진 어느 날에서야, 그러니까 성전에 올라오자 비로소 갑자기 든 생각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그분은 40절이 설명하고 있는 유년기를 지내오면서 계속해서 하나님 아버지와 교제하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30세가 되어 어느 날, 그때에서야 비로소 “내가 메시아다!”라는 소위 메시아 자의식이 시작된 게 아니다. 그분은 처음부터 하나님의 아들이요 메시아셨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읽고 듣는 누가복음 말씀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율법과 선지자와 성령과 아버지 하나님이 예수님의 어린 시절이 연결된다. 예수님의 부모는 율법의 규례를 따르고, 선지자들(시므온, 안나; 25b,26b,27a)은 성령의 감동을 따라 메시아를 보내신 하나님께 찬양(28- )과 감사(38)를 올려드린다. 이렇듯 예수님은 위로 하나님의 은혜가 그의 위에 있음으로 인해 지혜가 충만하게 자라신다(40). 그는 율법에 흠이 없으실 뿐만 아니라, 그 율법이 증거한 그리스도(메시아)로 오셨음을 선지자들을 통해 성령의 감동 안에서, 스스로의 언행을 통해 밝혀진다. 이로써 아버지의 집에 계시는, 그러니까 하나님 아버지의 일에 관계하시는 분으로서 자신을 그리스도로 이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이것이 태어나서부터 12세 때까지의 예수님이시다.
공생애 중 언젠가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물으신다:
[마16.13-20]
*예수님(13) – 사람들은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사람들(14) - 더러는 세례 요한이라 하나이다.
더러는 엘리야라 하나이다.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
*예수님(15) –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베드로(16) –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예수님(17) -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부모에게서, 시므온과 안나 선지자를 통해서, 무엇보다 사람으로 태어나 12년 가까이 살아온 예수님 자신으로부터 예수님이 누구인가에 대한 고백들을 들었다. 그러면 성탄의 아침에 나는 예수님을 누구로 알고, 믿고, 고백하고 있는가. 이 아름다운 고백을 메시아로 오신 그리스도 예수께 드리는 예물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