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1415주일 | 성찬의 영성(마26.17-30)

1415주일 | 26.17-30

성찬의 영성

 

때는 고난주간 목요일 저녁이다(2a). 주님은 특별한 유월절 식사를 위해 열두 제자와 함께 앉으셨”(20). 마지막 만찬이 진행 중에, 제자들이 하나씩 하나씩’(14.19) 각각 주여, 나는 아니지요?”(22)라며 너희 중에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21) 하신 주님의 말씀에 응답한다. 이때 유다 역시 자신의 차례가 되자 동일하게 답한다: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25a) 그리고 떡과 잔이 오가며 성만찬이 이어진다. 이를 통해 네 번째 수난예고(2)의 신학적 의미가 드러난다. 바로 성만찬 신학이다(2 26-29).

 

 

유월절 식사(17-25)

 

가룟 유다 앞에서도 무수한 기적과 이적들이 이미 3-4년이나 거듭 반복되었고, 그는 이 기간에 한 번도 이 자리를 떠나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너희 중에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21)는 주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다른 제자들이 각각 나는 아니지요?”(22)라고 근심으로 가득한 놀란 표정으로 주님을 응시하고 있을 때, 바로 그때 주께서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그가 나를 팔리라.”(23)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유다가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25a)라고 응답하였고, 이어서 주께서 네가 말하였도다!”(25b)라고 하셨을 때, 그렇다면 바로 이때가 가룟 유다에게는 성만찬 신학에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의 때였을 것이다.

그는 더 없는 애정과 연민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눈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자의 본래 자리로 돌아오기를 끝까지 기다리시는 주님의 사랑을 외면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돌이키지도, 회개하지도 않았다. 예수님은 사랑과 용서의 주님으로 다가오셨지만 가룟 유다는 랍비로만 받아들이겠다는 죄의 그물 안으로 점점 걸려 들어감으로써 결국 멸망(파산)하고 만다. 성만찬의 자리에 있었지만 그러나 성만찬 신앙과 신학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던 것이다.

 

 

첫 번 성찬식(26-30): 성찬신학

 

십자가를 지고 죽는다는 것을 말하고(공생애 중 4번째; 2b), 그것이 이루어지는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도(이틀 후면 유월절; 2a), 제자들은 아직 십자가 대속에 대한 의미와 언약의 성취를 알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제자 중 한 사람이 주님을 팔 것이라 말해도 제자들은 여전히 이 말씀을 하시는 주님과 그 말씀의 뜻을 알지 못하고 있다. 어떤 말씀인가? 떡을 내 몸이니라”(26b), 그리고 잔은 죄사함을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28)라 하시는 말씀, 그러니까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대한 <성찬신학>을 알지 못하고 있다.

이에 주님은 향유 한 옥합을 예수의 장례를 위하여 예수의 머리에 부은 한 여자처럼 제자들 역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하여 팔리게 되는 이유와 목적을 성만찬을 통해 제자들에게 가르치신다.

 

    [성찬신학]

    ∙떡을 가지사 받아서 먹으라.”

       → 이것이 내 몸이니라.’(26)

    ∙잔을 가지사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 이것은 죄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27-28)

 

요한복음 6장은 성찬이 주는 메시지를 잘 알려준다. 오병이어로 5천명을 먹이는 기적(1-15), 이어서 이후에 행하신 메시지에 성만찬의 신학과 신앙이 들어있다. 그 가운데서 26절부터 58절까지를 함께 읽어보자.

 

이어지는 결론이다. 요한복음 653-58 말씀이다:

 

5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54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58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니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이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듯이 당신의 몸을 이처럼 온 인류를 위해 주실 것을, 잔을 주시듯이 당신의 피를 인류 구원을 위해 아낌없이 다 주실 것을 오병이어의 기적에 담아 말씀해 주신다. 이것이 십자가 신학이다.

성찬에 대한 말씀은 이처럼 예수님의 살과 피가 가깝게는 제자들 자신을 위해서, 멀리는 온 인류를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이 말씀을 듣는 오늘 우리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드러났다. 이를 위해 주님이 오셨고, 십자가에서 이를 이루실 것이다.

 

십자가에서, 유월절 어린 양처럼 세상 죄를 대속하실 예수님의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다. 그렇기에 주님은 이 유월절을 앞두고, 그저 밥이나 한끼 서로 같이 먹자는 것으로 특별한 저녁을 사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첫 번 성찬식에서 언젠가 다시 저 천국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29b)을 바라보심으로써 유월절 식탁의 의미를 하나님의 나라에까지 확장시키신다. 그리고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24a)처럼 철저하게 구약의 메시아 언약을 성취하는 것임을 말씀하신다.

주께서 가시는 길은 죄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28)를 흘리는 곳, 바로 갈보리 십자가로 나아가는 길이다. 따라서 아무리 이 길이 험하고, 또 무수한 반대와 저항이 있다(3-5,14-16)고 할지라도 상관하지 않으실 것이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주의 뒤를 따라가는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가룟 유다처럼 차라리 태어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제게 좋을 뻔하였”(24b)던 자로 살다가 갈 수는 없다.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주심으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이 대속의 은혜를 알고 믿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끝내 유다는 이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랬으니 예수를 팔아 은 삼십을 얻겠다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이처럼 살아가는 기독교 장사꾼들이 가룟 유다 한 사람뿐이겠는가. 오늘 우리 시대에도 기독교(예수, 교회)를 상품화(이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많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성만찬 신학에 그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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