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주일 | 삼상16.1-23
다윗에게 길을 찾다.
그는 준비된 사람이었다. 다윗의 생애를 조망해 보자. 오늘 기름부음을 받기 이전에 그는 하나님의 눈에 들어왔다. 비록 그는 소년이었고 양치는 목동이었지만 골리앗 앞에 나아가기 이전, 그는 준비되어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목동이라는 자신의 신분과 직업에 언제나 충실하였다. 언제나 반복되는 생활의 연속이었지만 결코 적당히 해치우는 식으로 일하지 않았다. 성실했다는 뜻이다.
다윗이 10대 후반에 첫 번째 기름부음을 받았으나(삼상 16장), 십 수 년이 지난 후인 30세에 두 번째 기름부음을 받아 유다지파의 왕으로 7년 반을(삼하 2장), 그리고 세 번째 기름부음을 받아 통일왕국의 왕으로 총 40년을 다스린다(삼하 5장).
하나님은 왜 10대 후반, 오늘도 하면 12학번이나 13학번 정도인 자를, 아무 것으로도 검증된 게 없고 내세울 만 한 그 어떤 자격이나 조건도 없어 보이는 무명의 양치기를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으로 지목하시는 것일까?
[사무엘상]
1. 수금을 잘 타는 사람(16.16,23)
2. 사자와 곰과의 싸움(17.37)
3. 물맷돌(17.49)
골리앗의 이마에 명중시키는 실력을 생각해 보자. 그는 무수한 연습을 했을 것이다. 시간만 나면 그는 목표물을 정해 놓고 물매를 던졌다. 처음에는 전혀 딴 방향으로 돌이 날아가서 떨어지곤 했을 것이다. 어느 때는 양의 머리에 맞아서 양이 뇌진탕으로 쓰러져 그날 밤 양고기를 먹는 행운(?)도 있었을 것이고, 오늘 식으로 말하면 TV 브라운관도 깨뜨렸을 것이고, 아마 돌이 자신의 머리도 종종 때렸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하기를 하루, 한 달, 1년 …, 마침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리기도 하고, 그의 고백에서처럼 “사자와 곰이 와서 양 떼에서 새끼를 움키면 따라가서 … 그것을 쳐죽였”을 것이다(삼상17.34-35). 그는 최선을 다 했고, 매우 성실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에게 득이 되는 쪽으로 선용하였다.
그는 골리앗의 머리를 생각하면서 몰매를 연습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가 성실하게 준비했던 것이 때가 되매 쓰이는 도구가 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준비’가 갖는 최고의 맛이 아니겠는가? 이 다윗에게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 기름을 부으신다(16.13a). 그리고 여호와의 신에게 감동된다(16.13b).
그는 왕이 되기 위해서가 대통령학과에 입학 하거나, 왕이 되기 위한 기름부음을 받은 후에 왕위수업(수금타기, 물맷돌던지기, 레슬링하기 등)을 받은 게 아니다. 단지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움직이는 표적인 골리앗의 약점 부위에 돌을 박을 수 있는 실력을(삼상17.48-49), 아버지의 양을 훔쳐가는 사자와 곰과 씨름할 능력을(삼상17.35-36), 수금을 타면 연주 잘하는 수준을 넘어 귀신이 물러가는 영감 넘치는 영성(삼상16.23)을 겸손과 열정과 성실과 마음을 다해 일상처럼 해 내고 있었다.
그런 다윗을 하나님이 주목하셨다(시78.70-72). 아버지의 양무리를 이처럼 사랑한다면 이스라엘이라는 목장을 맡겨도 충분하리라 생각하신 것이다. 시편 기자의 다윗 간증을 보라:
“또 그의 종 다윗을 택하시되 양의 우리에서 취하시며,
젖 양을 지키는 중에서 그를 이끌어 내사 그의 백성인 야곱,
그의 소유인 이스라엘을 기르게 하셨더나,
이에 그가 그들을 자기 마음의 완전함으로 기르고
그의 손의 능숙함으로 그들을 지도하였도다.”
지금 우리의 다음세대 안에 다윗이 자라고 있다는 소명, 그들이 30세가 되고 50세가 되어 고백하기를 "내가 다녔던 교회가 나의 10대 후반을 다윗처럼 자라도록 해 주었다"는 고백과 간증 앞에 서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교회를 세우신 하나님의 소명 앞에 다윗을 통해 말씀하시는 주님 앞에 서는 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