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421새벽 | 결(結) - 히스기야 이야기4(사39.1-8)

421새벽 | 39.1-8

() - 히스기야 이야기(4)

 

그는 14년을 하루같이 하나님을 온전히 좇았고, 위기의 때마다 하나님을 신실하게 의지하는 기도의 사람이었다. 36장의 위기 앞에서도 37장처럼 살았을 때 하나님은 히스기야와 유다를 붙드셨다. 그런데 유독 39장은 그렇지 못하다. 그는 왜 이처럼 초지일관(初志一貫)하지 못했을까.

 

하나님이 없다(1-4).

히스기야는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과 상생할 수 없는 이방의 모든 종교들을 청산하는 종교개혁의 깃발을 들었다(대하29.1~32.30,32-33). 그런데 39장으로 넘어오면서 이 신앙의 기조가 흔들린다. 하나님을 열망하던 모습과는 너무도 이질적이다(38.22).

히스기야가 바벨론의 사신들에게 보이지 아니한 보물이 하나도 없”(2,4)을 정도도 다 보여줘야 할 것은 궁전의 화려함이 아니다. 다름 아닌 37-38장을 이루신 하나님이다. 이것이 히스기야의 죄(). 하나님과 그분이 하신 일을 전해야 했음에도 히스기야는 자기 영광과 부귀를 과시하고, 하나님은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었다.

 

비극이 있다(5-8).

15년이라는 안정보장을 가리키는 하나님의 어인(御印)이 찍힌 보험증서는 히스기야로 하여금 그 기간을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것까지 보증한 것은 아니다(38.5-6). 하지만 그는 하나님을 높이며 살아야 할 소중한 보너스(bonus)를 탕자처럼 소비한다. 그 풍성했던 하나님의 은혜를 버리고 하나님의 부재(不在, 1-4)를 선포해 버렸을 때 하나님은 축복의 문을 닫으신다.

앗수르라는 이방에 대해서 안전하게 되었기에(38.6) 바벨론까지 그럴 것이라 생각은 착각이다. 바벨론은 기뻐하여”(2a) 해야 할, 그래서 유다와 화친하면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하나님 없이도 얼마든지 형통하고 잘 될 것이라는 불신앙일 뿐이다.

히스기야는 바벨론 시험지를 받아 놓고서 너무나 어이없이, 전혀 인간적인 방법으로 그 문제를 푼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래서 기도를 통해서 인도하심을 구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방식이다(37-38). 때문에 하나님의 평가는 달랐다. 유다는 바벨론의 포로가 되고(6), 히스기야 가문은 비참한 처지에 떨어지게 될 것이 예고된다(7).

 

하나님의 심판(5-7)은 히스기야의 죄악(1-4)에서 비롯된 것이다. 만약 그가 그걸 미처 몰랐다면 그 이후에라도 무릎을 꿇고 회개하고 다시금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하심을 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15년을 보너스로 받을 때처럼 이번에는 히스기야가 그러지 않았다(8).

정말이지 왜 그랬을까? 역대하 3231에 의하면 바벨론의 사신들은 하나님의 기적을 물었으나 히스기야는 자신의 영광으로 답했다. 참으로 가슴 아픈 답안지였고(1-4), 긴 한숨이 절로 나오는 하나님의 평가서다(5-7). 비극은 히스기야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는다. 왕궁에서 시작된 죄는 나라와 가족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을 확장한다: “죄의 삯은 사망이요.”(6.23a) 한 사람이 바르게 살 때 한 나라가 복을 받았다(37-38). 그러나 동시에 한 사람이 배은(背恩)할 때 가족은 물론 나라가 실낙원(失樂園, 39)으로 추락하는 것을 본다.

이렇듯 잘 될 때가 위기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었을 때는 오히려 하나님을 찾고 구하고 두드렸다. 그런데 15년을 보너스로 받아든 후, 형통할 때가 이처럼 문제인 경우가 허다하다. 실패를 승리의 공식으로 풀어내듯이 형통을 변함없이 축복과 은혜와 승리의 법칙에 담아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제목 날짜
440새벽 | 애굽, 구별이지 분리는 아니다(창46.28-47.12). (1) 2020.09.18
439새벽 | 언약을 붙든 예배자(창46.1-27) (1) 2020.09.17
437새벽 | 애굽살이를 위한 가족부흥회(창45.16-28) (1) 2020.09.16
436새벽 | 건강한 믿음으로 사십니까?(창45.1-15) 2020.09.15
435새벽 | 유다의 참회록(창44.16-34) 2020.09.14
434주일 | 회개하지 않으면 너희도 죽을 것이다(눅13.1-5, 행2.5-42). 2020.09.13
433새벽 | 서로가 성숙하는 가족회의(창43.1-15) 2020.09.11
432새벽 | 요셉의 눈물, 이제는 회복이다(창42.18-38). 2020.09.10
430새벽 | 요셉, 꾼 꿈을 생각하고(창42.1-17) 2020.09.09
429새벽 | 요셉 이야기(창41.37-57) (1) 2020.09.07
428새벽 | 바로의 꿈 이야기(창41.17-36) (1) 2020.09.07
427주일 | 아직 은혜의 여백(餘白)은 남아있다(룻3.14-18). 2020.09.05
426새벽 | 형통주의보(창39.1-23) (1) 2020.09.04
425새벽 | 유다와 다말 이야기(창38.1-30) 2020.09.03
423새벽 | 팔리는 자, 요셉(창37.12-36) 2020.09.02
422새벽 | 열일곱살 요셉, 하나님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오다(창37.1-11). 2020.09.01
421새벽 | 결(結) - 히스기야 이야기4(사39.1-8) 2020.08.31
420주일 | 모세야, 일어나 함께 가자!(출3.1-12) 2020.08.30
419새벽 | 승(承) - 히스기야 이야기2a: 기도(사37.1-20) 2020.08.28
418새벽 | 기(起) - 히스기야 이야기1(사 36.1-22) 2020.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