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432새벽 | 요셉의 눈물, 이제는 회복이다(창42.18-38).

432새벽 | 42.18-38

요셉의 눈물, 이제는 회복이다.

 

요셉의 나이 38(풍년 7년 후, 흉년 1), 그러니까 형제가 헤어진 지 21년 만에 극적인 상봉을 한다. 하지만 아직 요셉은 자신의 정체를 형제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형들과의 만남이 시작된 때부터 시작된 요셉의 울음이다(). 창세기 기자는 요셉의 총 8번에 걸쳐 눈물을 보인 장면을 소개한다.

 

혼자서(42): 요셉이 그들을 떠나가서 울고”(42.24a)

 

요셉은 애굽과 히브리인 사이에 통역을 세웠고(23), 베냐민을 요구하는 요셉의 제안을 듣고 형들은 요셉인 줄 모르기 때문에 지난 세월들 안에 든 어두운 이야기를 다 토해낸다(21-22). 마침내 요셉이 17세 때, 그러니까 21년 전에 일어난 일의 전말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형들은 몰라보지만 요셉은 그들을 알아보고 남모래 눈물을 흘린다().

혼자 울고 다시 형들에게로 돌아온 요셉은 형제 중 한 사람’(19)으로 시므온을 끌어내어 그들의 눈 앞에서 결박하고”(24b)막내 아우를 내게로 데려 오라”(34)고 선언한다. 형제들과 이별하고 21년이 지난 때다. 강산이 몇 번 변한 시간이 흘렀다. 요셉은 마침내 당시 사건의 전말을, 무엇보다 아버지 야곱의 심정을 형들을 통해 듣게 된다(32). 한편 형들은 오죽했을까, 그 기나긴 세월을 죄책감에 시달렸을 테니까. 그러나 이 일이 이렇게 되어 지금 자신들 앞에서 이야기되고, 비로소 완전범죄가 끝이 나리라고 그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공소시효도 이미 끝난 사건이지만...

하지만 더 아프고 고통스러운 일은 헤브론으로 돌아온 아들들을 통해 그간 상황을 듣게 된 아버지 야곱의 반응이다: “너희가 나에게 내 자식들을 잃게 하는도다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거늘 베냐민을 또 빼앗아 가고자 하니 이는 다 나를 해롭게 함이로다.”(36) 그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더 놀랍고 어메이징한 것은 지금 야곱 가문의 모두에게 진정한 회복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꿈을 이루시는 과정에서 한 가정을 진정한 가족(족속, 지파)으로 만들어가고 계신다.

 

요셉의 통곡은 한결같이 형제와 가족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요셉의 울음은 형들을 탓하는 분노와 복수와 원망과 미움과 공격과 분열과 상처와 갈등과 저주의 통곡과는 거리가 멀다. 부모는 자식 때문에 참 많이 운다. 자식도 때로 부모 때문에 종종 운다. 이 눈물이 건강하게 흐를 때는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과 이해와 관계를 더 없이 든든하게 맺어준다.

요셉은 울면서 자신 안에 고여있던 분노와 절망과 아픔과 외로움을 하나 둘 다 흘려 보낸다.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를 알고 믿는 자이기에 그 안에 담아 모든 것을 배설물처럼 버린다. 분노와 상처와 아픔은 영혼 안에 품고 있으면 안 되니까. 하나님이 이루시고 행하시고 성취하시는 일을 담아도 부족한 것이 마음이고 영혼이고 믿음이라는 것을 아니까.

하나님 앞에 눈물을 뚝뚝 흘려본 적이 언제인가. 아무 말 할 수 없어 어깨를 들썩이며, 숨죽이면서, 입술을 깨물어가면서 고통과 절망과 원망으로 채워질 그 영혼의 공간에 하나님과 은혜와 사랑과 섭리와 하나님의 응답이 채워지기를 바라던 그 몸부림이 언제적 기억인가. 지금은 눈물을 흘려야 할 때이다. 나를 품고, 가족을 품고, 교회를 품고, 뭇 영혼을 품고... 하나님으로만 만족하고자,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살고자,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살아가고자 지불해야 할 그 눈물이 내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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