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주일 | 눅13.1-5, 행2.5-42
회개하지 않으면 너희도 죽을 것이다.
몇 사람이 예수님께 먼저는 정치적이라 할 수 있는 빌라도 학살사건(1-3)이고, 이어서 재난에 해당하는 실로암 망대사건(4-5)을 전달한다. 한쪽에서는 로마가 유대 종교의 영역을 침해해 들어오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부실공사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럴 때 호사가는 물론 누구든지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그런 때다.
빌라도 학살사건(1-3, ❶)
실로암 망대사건(4-5, ❷)
[팩트] - ❶ ❷
[사람들] - 이 소식을 전하는 유대인들은 자신들은 이런 징벌을 받지 않았다고 안심하는 눈치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보통 사람들은 ‘갈릴리(실로암) 사람들이 다른 모든 갈릴리(예루살렘)에 거한 다른 사람보다 죄가 더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예수님의 진단이기도 하다(2,4).
[예수님] - 하지만 예수님은 ‘아니라’(3a,5a)고 말씀하신다. ‘너희는 갈릴리(실로암) 사람들이 다른 모든 갈릴리(예루살렘)에 거한 다른 사람보다 죄가 더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놀라운 말씀을 더하신다: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3,5)
어떤 대형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오늘 우리가 1절의 ‘두어 사람’처럼 겉으로는 위로하는 멘트를 날리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저 성도는 필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큰 죄가 있을 것이다. 그걸 빨리 회개하고 돌이켜야 하는데 ….” 자, 그런데 이때 예수님은 우리에게 뭐라 말씀하시는가. ‘아니다!’라 하신다. 그렇지 않다라고 하신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사도행전 2장 5-42절을 보라.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사도행전 교회에서도 일어났다. 주의 죽으심과 부활, 그리고 승천. 이어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이 오심이 사도행전 2장이다. 그런데?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올라온 많은 사람들은 ‘술에 취했다’라고 비아냥거린다. 자기 식대로, 자기 기준이나 틀대로 생각해 버린 것이다.
새 술에 취하였다고?
그렇다면 이런 세대에게 복음은, 교회는. 진리와 생명은,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을 믿고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오늘 누가복음에서 먼저 보았던 것처럼 빌라도 학살사건(1-3, ❶)과 실로암 망대사건(4-5, ❷)에 대해 프레임의 법칙처럼 떠들어대는 이 시대와 사람들에게 성경은, 예수님은 무엇을 말씀하시는가? 동시에 우리는 어떻게 말하고, 대답해야 하는가.
회개하지 않으면 너희도 죽을 것이다.
마침내 종들(선지자)이 아니라 아들을 보내셨다.
그런데? 너희가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다.
그런데 그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
그리고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셨다.
그런데? 새 술에 취했다고? 조롱하고 놀리다니!
여기서 우리는 누가복음에서의 예수님의 대답을 기억한다. 이를 옮겨보면 성령이 오셨음에도 조롱하며 새 술에 취한 것이라 말하는 예루살렘 사람들이 “다른 …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로 생각하느냐.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는 말씀이 된다.
예수님은 지금 세상이 그렇다고 하신다. 정작 자신은 회개하지 않고, 하나님에 비추어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하나님의 관점에서 자신을 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교회가 어쩌고, 이런 때에도 예배가 어쩌고” 하며 세상 탓, 코로나 탓, 너 때문이야를 외치고 있다면 결국 갈릴리 사람들처럼,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죽은 18 사람들처럼 그렇게 너희도 죽을 것이라 하신다.
이렇게 끝이라면 얼마나 허망하겠는가. 참 놀라운 것은 마침내 사도행전에서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청중들이 보인 반응이다. 이것이 ‘너희도 죽을 것이다’는 말씀에 대한 응답이다. 사도행전 2장 37절이다: “듣고 있던 사람들이 마음 속 깊이 찔려서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었다. ‘형제 여러분! 형제 여러분! 그러면 우리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것이 빌라도 학살사건(1-3, ❶)과 실로암 망대사건(4-5, ❷), 그리고 성령이 오셨으나 조롱하며 복음을 비웃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다. 우리 주님이 기대하시는 복음이다. 지금 이 코로나 시대에 우리와 이 시대 사람들이 고백해야 할 자신을 향한 질문이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로 이 고백 앞에 선 사람들에게 베드로는, 성경은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사함을 받으라!”(행2.38a)
삶을 돌이겨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죄 용서를 받으라! 이것이 회개하지 아니하면 너희도 죽을 것이다는 주님의 말씀에 응답하는 것이다. 이 말은 분명 또 이런 오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 뭐라, 또 회개하라고? 세상이 이처럼 요지경인데 자기만을 위해 회개하라고? 기독교는 이처럼 다른 사람, 세상에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구원에만 목숨을 거는 종교인가? 이런 생각은 충분히 가능한 생각들이다:
“무고한 18명이나 되는 사람이 망대가 무너져 죽어갈 때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습니까? 다른 것도 아니고 갈릴리 사람들이 예배와 제사를 드리는데 그 자리에서 빌라도에게 죽어가는데 하나님은 그때 무엇하고 계셨습니까? 사랑의 하나님이시라면서 온 세상이 코로나로 죽어가고 신음하고 있는 이때 당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마치 하박국 선지자가 하나님께 질문하듯이 악이 선을 이기며 날뛰는 이때 하나님은 무엇하십니까?”라며 온통 저마다 소리를 지르며 ‘프레임의 법칙’이라는 장단에 맞춰 날뛸 뿐일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베드로처럼 이 시대와 사람들을 향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36절이다: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이 말을 듣고서 마음에 찔려 ‘우리가 어찌할꼬?’라고 하면, -이것이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반응이다.- 그러면 우리가 저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메시지는 38절이다: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사함을 받으라!”(행2.38a) 우리의 입술과 마음과 심령에는 빌라도 학살사건(1-3, ❶)과 실로암 망대사건(4-5, ❷), 그리고 성령이 오셨으나 조롱하는 사람들이 떠벌리는 자들과 같은 그런 뉴스만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 주와 교회와 복음에 대해 이런 소리를 하는 자들 앞에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냥 동의하듯 고개만 끄덕이고 있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