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9새벽 | 출22.1-15

언약서[3] - 피해배상법

이웃의 재산은 마땅히 보호되어야 한다. 내 것이 소중하고 귀하다면 다른 사람의 재산권 역시 마찬가지다. 남의 재산권은 침해해서도 안 되고, 혹 이웃의 것을 맡았든 아니면 이를 빌려왔든 그것을 잘 보관하고 원상태 그대로 돌려주는 책임까지다. 어떤 경우든 도적질과 무관한 것을 밝혀야 한다(7-8). 왜냐하면 내 소유는 그대로 있는데 남의 소유만 없어진 경우라면 분명 또 다른 갈등은 어떤 식으로든 폭발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사유재산이 나(너)의 부주의 때문에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원리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물질적 피해에 관한 배상법

     [소유권 침해에 따른 배상]

    ∙도둑질의 배상(1-4)

    ∙자기의 짐승이 남의 밭의 곡식이나 과일을 먹었을 경우(5)

    ∙방화범(6)

    ∙위탁물(7-13): 맡긴 경우

       *맡긴 물건(돈이나 물건)이 도둑맞았을 경우(7-9)

       *맡긴 짐승이 죽거나 상하거나 끌려갔을 경우(10-13)

    ∙임대물(14-15): 빌려온 경우

십계명 중 제8계명인 “도적질하지 말라!”(20.15)는 말씀에 대한 보다 자세한 율례다(1-4). 그중 “양(羊) 하나에 양 넷으로 갚을찌니라.”(1b)는 이 말씀은 다윗이 밧세바를 취한 후에 선지자 나단이 찾아와 다윗의 죄를 지적하기 위한 나단의 비유(삼하12.1-4)를 들은 후 이어지는 다윗의 반응에 들어있다: “다윗이 그 사람으로 말미암아 노하여 나단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살아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이 일을 행한 그 사람은 … 그 양 새끼를 4배나 갚아 주어야 하리라 한지라.”(삼하12.5-6)

놀라운 것은 다윗은 자신이 한 말 그대로 4배, 즉 밧세바에게서 얻은 첫 아들(삼하12.13-23), 암논(삼하13.20-36), 압살롬(삼하18.9-33), 아도니야(왕상2.13-25)를 차례로 잃는다. 그는 평생 우리아(양 하나)에게 도적질한 것을 아들들이 하나 둘 죽어가는 것으로 배상하였던 것이다.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말씀이다.

야간과 주간 범죄에 대한 판례가 상이하다. 이는 야간은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이기에 그 도둑을 죽이더라도 정당방위로 인정되어 면책이 된다(2). 하지만 주간에 도둑을 죽이면 살인죄가 된다(3). 어떻든 도둑의 생명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부주의에 의해 이웃이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경우에도 ‘가장 좋은 것’(5)으로 배상해야 한다는 점, 이는 단지 물질적 피해만이 아닌 그 이웃이 겪은 심적 고통과 아픔까지를 배려하도록 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가나안 역시 언제든 사람 사이의 문제와 그것에 따른 오해와 진실 사이에서 갈등과 아픔과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 문제를 해결하고 조정하는 능력이 그 공동체의 건강과 평화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여러 상황에 따른 배상과 보상에 관한 판례와 규정들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콩 반쪽에도 인심이 난다는 점에서 일의 경중이 크든 작든 이웃의 아픔을 배려하고 품을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하다. 또한 매뉴얼의 바른 적용은 두 말 할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