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1048주일 | 가인(Cain)이지만, 죄인(罪人)일지라도(창4.1-15)

1048주일 | 4.1-15

가인(Cain)이지만, 죄인(罪人)일지라도

 

하나님이 사람들을 찾아오시는 장면이나 사건들이 많다. 예를 들어 보자. 사도행전이 시작되면서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120명 성도들이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며 기도할 때(1.15, 2.1-4), 백부장 고넬료가 베드로를 청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10.44), 하나님은 그들을 찾아가신다.

 

 

찾아오시는 하나님: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하지만 찾아오실만 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떤가. 지금 가인을 찾아오신 경우는 어떤가. 그렇다. 우리 하나님은 인간이 완전히 망가져서 사람 답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하나님은 그 사람 죄인을 찾아오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이 찾아오실 만 한 아무런 자격도 조건도 없는, 그래서 오히려 진노와 심판주로 찾아오셔도 아무런 변명을 할 수 없는 그런 가인이었을 때에 하나님이 인간을 찾아오셨다는 것, 이것이 오늘 본문에서도 만나게 되는 하나님이고, 그래서 우리는 그처럼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내는 말씀 앞에 서게 된다.

하나님은 오늘도 이처럼 우리를 사랑하사 자격자요, 비방자요, 죄인이요, 십자가의 원수요, 하나님의 뜻과 사랑에 믿음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연약한 인생을 잊지 않으시고 무엇보다 예배 가운데 를 찾아오시는 분이시다. “빈 손 들고 앞에 가 십자가를 붙드네.”,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 들고 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4.16)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마음의 문 밖에 서셔서 내를 바라보시며 마음의 문을 노크하시는 주님의 찾아오심 앞에,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 이처럼 값 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찾아오심이라는 신비한 선물을 받아야 한다. 가인일지라도, 죄인이지만 찾아오시는 하나님이시라면 지금 하나님의 심방을 받지 못할 인생은 없다.

 

 

말씀하시는 하나님: ‘그렇지 아니하다.’

 

[1] 예배에 실패했을 때

      6 -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찌 됨이며 안색이 변함은 어찌 됨이냐.”

            “어찌하여 화를 내느냐? 언짢아하는 까닭이 무엇이냐?”(The Message)

 

가인이 누구인가. 예배의 실패자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를 찾아오신다. 그리고 예배를 회복할 길을 제시하신다. 놀라운 것은 가인은 죄를 배우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혼은 이미 분노, , 언짢아함, 선을 행하지 않음, 죄의 소원이라는 죄와 악의 지배권 아래 들어가 있다(5-7).

사실 가인은 살인 이전에 이미 이처럼 하나님으로부터 피할 길, 즉 경고의 메시지를 받았다(6-7). 하나님은 가인의 마음을 아셨고, 그래서 죄에 넘어짐이 아니라 죄를 다스림으로 죄를 이기며 살기를 기대하셨다. 이를 위해 하나님은 가인을 찾아오셨다. 이에 앞서 사실, 하나님은 아벨의 제사를 열납하심으로 그에게 임재하셨고, 그의 예배(헌신)에 함께 해 주셨다.

그런데 어찌된 게 예배에 성공한 아벨이 아닌, 그러니까 바른 예배에 실패한 가인에게도, 죄인일지라도 찾아오셨다는 점이다(6a):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이르시되 .” 더욱이 분하여 함, 안색이 변함, 낯을 들지 못함, 선을 행치 아니함, 죄의 소원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가인을 만나주신다. 맘에 들어서도 아니고, 사랑할 만한 무슨 조건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배자로 승리한 것도 아니었다. 죄인이기에 죄를 행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생임을 아시기에 어떻게든 죄를 다스리며, 그러니까 죄에 넘어지지 않고 죄를 이기면서 그것에 지지 않고 그것을 지배하며 사는 예배자로 서기를 기대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 아버지는 잘난 자식 아벨만이 아니라 못난 자식 가인에게 더 측은한 마음을 가지셨고, 그를 도와주심으로써 가인 역시 바른 예배자로 서게 되기를 원하셨다. 그러니까 다시 하나님을 찾고 구하는 좋은 예배자가 될 것을 말씀하시고자 찾아오신 것이다. 인간 안에 뿌려진 죄의 쓴뿌리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파멸로 이끌게 되지 않기를 소원하셨기 때문이다. 아담의 타락으로 일그러진 당신의 세상을 향한 섭리를 어떻게든 더 이상 파국과 멸망과 심판으로 치닫지 않게 되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다.

 

[2] 죄인(동생 아벨을 죽임) 되었을 때

      9 -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그런데 이번에는 살인자인데,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다시 가인을 찾아오신다. 놀라운 것은 에덴에서 죄인 아담을 찾아가셨듯이 하나님은 이번에도 죄인 가인에게 찾아오신다(9a, 3.9). 하나님은 다 알고 말씀하시는데 가인은 아무 것도 모르는 척 동문서답(東問西答)을 한다. 죄는 이렇듯 늘 진실을 피해 다니며, 거짓을 사실처럼 이야기하도록 충동질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던 아담은 사탄(, 12.9) 때문에 죽더니, 이번에는 하나님을 바르게 예배하며 살던 아벨이 그렇지 못한 삶을 살던 가인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는 언제나 죄()와 악()으로부터 도전을 받는 것, 이것이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죄 아래 있는 세상이다.

 

[3] 죄 값과 죄행에 두려워 떨고 있을 때

     15 - “그렇지 아니하다 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

 

이쯤되자 가인은 두려워 바들바들 떨고 있다. 이때 피할 길을 제시하신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1.9)

 

죄는 반드시 벌하셔야만 하지만 그러나 하나님은 사죄(용서)의 길을 열어놓으신다. 이것이 죄인이요 살인자인 가인이 형벌 가운데일지라도 살아있는 이유다. 이 어찌 가인만이겠는가.

하나님은 가인의 하나님도 되시는 분이시다. 이 진리를 깨닫고 믿는다면 하나님은 죄인은 나의 하나님도 되시는 분이심을 우리는 비로소 고백하고, 믿고, 이 하나님을 마음에 모셔드릴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와 상관없이 저 멀고도 먼 천상의 보좌에 위엄 가운데 앉아계시는 그런 거룩거룩하신 분으로만 알고 있다면 가인의 하나님을 이해하고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 하나님을 뵈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탕자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죄악되어, 당신을 떠난, 이 세상을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를 통해 구원과 새로운 피조물로서 살아가는 새 생활과 새 생명을 우리에게 주시는 분이시다. 이 사랑을 믿고 알고 깨닫는 자로 서는 것, 사는 것, 행하는 것, 예배하는 것, 믿는 것, 이것이 그리스도인이다. 가인은 이처럼 우리에게 말한다. 하나님은 가인을 통해 이처럼 우리에게 말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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