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1127주일 | 교회, 거룩에로의 부르심(행5.1-16)

1127주일 | 5.1-16

교회, 거룩에로의 부르심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사도행전 5장에 등장한다. 이들 부부도 4장의 성령의 은혜를 받은 예루살렘 교회처럼 긍정적인 모습으로 하나님과 교회 앞에 그 은혜의 표증에 참여한다(4.32-33 4.34-35). 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이어지는 결과는 참담하고 놀랍다. 그 이유는 땅을 판 값의 얼마를 감추고 드렸다는 것이 죽음에 이를 만큼의 문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과연 이렇게까지 갈 문제인가. 당혹스러운 것은 소유인 땅을 팔아 그것을 교회에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물론 얼마를 감추고서 드렸다는 것이 죽음을 낳았다.-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다. 모든 성도들이 다 이처럼 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이는 남들보다 더 큰 헌신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처럼 죽음에 이르는 결과를 낳았다면, 과연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부부열전(夫婦列傳, 1-11): 헌신스러운 모양에 감추어진 거짓 위선

 

    ■ 소유를 팔아, 그 값의 얼마를 감추매 얼마만 가져다가 ”(1-2)

      [1] “아나니아야 어찌하여 사탄이 네 마음에 가득하여

             네가 성령을 속이고(거짓말하고) 땅 값 얼마를 감추었느냐.”(3)

      [2] “이 일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4b)

      [3] “너희가 어찌 함께 꾀하여 주의 영을 시험(대적)하려 하느냐.”(9a)

 

아나니아 부부가 땅을 팔아 그 값을 사도들의 발 앞에 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432-37절의 모양과 같다. 하지만 4장과 동일한 행동을 했는데 3시간 사이에 남편과 아내가 각각 죽는다. 바로 앞, 바나바 형제처럼 헌신했음에도 말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당황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이처럼 땅까지 팔아, 그래서 가난한 사람이 교회에 없게 하는 일에 헌신했는데도(4.34-35), 그 결과가 죽음이어서다.

그렇다면 필시 쉽게 발견되지 않는 무슨 일이 이 사건 안에 은밀하게 들어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아삽 부부>가 땅을 팔아 사도의 발 앞에 그 값을 드린 것에 밝히 다 드러나지 않은 그 내면에는, 무엇보다 성령을 속이고 거짓말로 위장된 가짜 헌신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이들 부부는 은혜의 공동체, 성령의 공동체 안으로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전부 같은 얼마만을 가져왔다(2b). 예루살렘 교회는 모두가 이것이 온전하고 전부를 드리는 헌신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은 성령과 점점 멀어지는 사탄의 입구로 가까이 가고 있는 거짓된 언행이었다. 이 공포스러운 두 얼굴이라는 사탄스러운 이중성을 보라.

놀랍지 않은가. 성령공동체의 은혜로 세워지는 교회의 거룩을 허는 자, 그는 세상이라는 외적인 핍박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은혜 받은 자요 헌신하는 자에게서 등장하고 있는 점이다. ()은 내부에 있다는 것 아닌가. 이들 부부의 몰락은 성령을 속이고”(3b), 하나님께 거짓을 말하고(4b). “주의 영을 시험하”(9a)는 불신앙 때문이다. 문제는 성령충만하였음에도 성령의 내적 음성을 스스로 거역했다는 점이다. 이렇듯 인간은 보이지 않게 자신 안에 거하시는 성령보다도, 보이는 자기 뜻으로 무시해 버리고, 그러면서도 거룩으로 분칠하며 살 수 있는 완악하고 사악한 죄인이다.

베드로의 진단은 매우 단호하다. 아나니아의 거짓을 그가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이 문제의 실체를 사탄과 연결한다. 그렇다면 아나니아는 사탄과의 영적 전투에서 패배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물질에 대한 탐심(애착, 집착, 탐욕)이 자리한다. “사탄이 네 마음에 가득하여”(3), 그래서 결과적으로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4)는 선고를 받게 되는 것으로 미끄러지고 만다. 사탄은 거짓말쟁이, 거짓의 아비다(8.44). 결국 성령으로 시작하였다가 육체로 마치는 꼴이 된 셈이다. 하나님의 신이 운행하던 에덴이 사탄의 지배권 아래로 추락한 것 역시 동일한 원리다. 이처럼 사탄은 성령행전의 무대에까지 거침없이 등장하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무너지게 만들고자 한다.

그렇다면, 인생의 몰락은 부와 명예와 건강과 실수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인생 최대의 몰락은 영적 패배요, 영적 자멸이다. “그 값에서 얼마를 감추매 그 아내도 알더라”(2b)처럼 둘 다 적당한 헌신으로 살아도 된다고 생각했으나, 그러나 그것이 가져올 결과는 알지 못했다(7). 저들 두 부부는 함께 꾀하”(9)였기 때문에 함께 멸망한다.

 

 

부흥행전(12-16): “믿고 주께로 나아오는 자가 더 많으니

 

    [복음에 대한 반응]

    ∙아나니아 부부의 일을 듣는 사람들: ‘다 크게 두려워하더라.’(5,11)

    ∙사도들의 표적과 기사: ‘백성이 칭송하더라.’(13)

    ∙남녀의 큰 무리: ‘믿고 주께로 나아오는 자가 더 많으니’(14)

       ↔ ∙대제사장과 사두개파: ‘다 마음에 시기가 가득하여’(17)

           ∙성전 맡은 이와 제사장들: ‘백성들이 돌로 칠까 두려워함이더라.’(26) 

 

, 이 일은 다음으로 어떤 이야기로 이어지는가. 교회는 두려움으로 떤다(11). 그러나 이 <아삽 스캔들>은 교회의 부흥과 증인행전의 역사를 무너뜨리지는 못한다. 교회는 그 어떤 부정적이거나 소모적으로 흐르지 않게 문제를 이겨냈다는 뜻이다. 크고 작은 일들로 흔들리며 무너지는 쪽으로 바람 잘날 없는 연약함은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풍랑으로 인하여, 그럼에도 놀랍게도 교회’(11a)는 거룩을 회복하고 지켜낸다. 이처럼 죄를 이겨낼수록, 그리하여 더 거룩한 공동체로 세워져갈수록 사도행전의 역사는 증인’(1.8)의 비전을 향해 전진한다. 하나님은 성령님을 의지하는 사도들의 편에서 역사하시고(12-13), 그 결과 남녀의 큰 무리가 믿고 주께로 나아온다(14).

교회의 표지는 거룩이다. 사람이 만들어낸 가짜 헌신으로 세워지는 교회가 아니다. 교회는 거룩으로 옷입는다. 그렇기에 <아삽 부부>라는 돌발 스캔들을 만나도,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서로 멸망하듯 무너지는 쪽으로 내분이 일어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이것이 교회다.

 

부흥하는 교회에도 문제는 있다. 잘 되고, 성령님이 역사하신다 할지라도 교회는 무사태평(無事泰平)한 안전지대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불완전한 지상의 교회에는 여러 문제들이 끊임없이 돌출되어진다. 성령행전과 사도행전의 능력을 따라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초대교회 안에도 사탄은 훼방자로 등장하고, 성도들도 이런저런 일들에 휩싸이면서 위기 상황을 만난다. 사도행전 교회도 이처럼 휘청거리는데 하물며 이 시대의 불완전한 지상 교회들일까 싶다

죄와 사탄은 시간과 장소와 사람을 가리지 않고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하려고 오늘도 움직이는 중이다(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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