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1241주일 | 복음, 그 부르심에 응답하라!(눅1.1-25)

1241주일 | 1.1-25

복음, 그 부르심에 응답하라!

 

    ∎(누가, 1-3) -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전하여 준 그대로

        그 모든 일을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엘리사벳(7,24) - 잉태를 못하므로 이 후에 잉태하고

    ∎천사 가브리엘(주의 사자, 11,13-20) - (사가랴)에게 이르되 하더라

    ∎요한(13-17,24) - 수태고지(受胎告知, 13-17)

        엘리사벳이 잉태하고 다섯 달 동안 숨어 있으며

    ∎사가랴(20) - 네가 내 말을 믿지 아니함이거니와

    ∎백성들(10,21,22) - (제사장) 그 분향하는 시간에 밖에서 기도하더니

        사가랴를 기다리며

        그가 성전에서 환상을 본 줄 알았더라

 

누가복음이 기록된 때는 대략 AD 60년을 전후한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공생애와 부활-승천이 있은 후에 한 세대 정도가 지난, 그러니까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이 역사적으로 있은 지 불과 30년 정도 지난 때에 누가는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1a)라는 역사적인 복음 앞에 선다. 여기서 30년이라 함은 대다수의 첫 독자들이 동시대인들이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사실에 대하여(1-4): 예수행전

 

누가는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1), 그리고 전하여 준 그대로”(2) 복음의 내력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누가복음이 소설적 허구이거나, 또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가공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결국 저자인 의사 누가에 의해 만들어진(가공된, 뇌피설된) 복음이 아니라 예수의 복음이 이룬 역사적 사실, 그 사실을 전하여 준 그대로 누가복음을 기술한다고 고백한다.

 

 

수태고지(受胎告知, 5-27): 세례 요한

 

제사장 사가랴와 엘리사벳 부부는 하나님 앞에 의인이니 흠이 없이 행하”(6)는 자들이자, 동시에 그럼에도 이들은 자녀 잉태를 못하”(7)는 형편을 겸한 자들로 소개된다. 그런데 이들은 지금 메시야가 복음(메시야)을 전하는 일을 위해 오시기 전에, 이들 부부에게서 아들 요한이 태어날 것이라는 수태고지를 천사로부터 받게 된다(11-15).

이를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 예고되는가: “그가 주 앞에 먼저 와서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준비하리라.”(17) 그렇다면 지금 천사’(주의 사자, 11,13)가 전하여 준 요한이 태어나는 일은, 동시에 구약 말라기가 예고한, 그리고 그것의 성취로 태어날 자인 엘리야다(17; 4.5b, 11.14). 이로써 구약 말라기 선지자를 통해 예고하신 말씀이 마침내 이제 성취되기 시작한다.

 

    “엘리사벳이 잉태를 못하므로 그들에게 자식이 없고

      두 사람의 나이가 많더라.”(7)

 

사가랴와 엘리사벳 부부에게 이 일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자. 여기에는 하나님의 <뺄셈의 법칙>이 보이게 보이지 않게 숨을 쉬고 있다. 많은 경우 하나님은 당신의 사람들을 축복이라는 덧셈하기를 하기 이전에 먼저 섭리적 뺄셈하기부터 하신다.

창세기의 핵심인물 네 족장(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모두 이 법칙에 그대로 적용해 보자. 아브라함은 본토, 친척, 아비집의 떠나 지시할 땅으로 가라는 부르심의 뺄셈이 먼저 있었다. 이삭은 번제를 드릴 수 있을 분량의 장작을 지고 모리아산을 올라갈 정도로 성장했던 때에 나이 들어 늙은 아버지에 의해 제물되기 위해 순순히 결박을 당하기까지 순종하는 죽음의 뺄셈을 통과한다. 야곱은 얍복 나루터 앞에서 이제껏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방식으로 승승장구하며 살아왔으나 결국 형의 칼 앞에 이 모든 것이 아무 소용이 없는 얍복 나루터의 뺄셈을 통과한다. 그리고 요셉은 하나님이 그에게 꾸게 하신 꿈이 성취되기까지 13년이라는 긴 세월(37.2, 41.46 참조)의 고난의 뺄셈을 애굽의 노예가 되어 통과한다.

더 절묘한 하나님의 뺄셈의 절정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다. 바울은 빌립보서 2장에서 이를 그리스도 영광시에 담아 전해준다. 그는 하늘 영광의 보좌를 버리시고, 먼저 십자가를 지고 죽기까지 낮아지셨다(5-8). ‘이러므로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다시 높이신다(9-11). 선 뺄셈(고난), 후 덧셈(영광)이다. 이것이 바로 복음이다.

누가복음의 시작도 마찬가지다. 7절엔 엘리사벳의 긴 고통과 눈물이 들어있다. 지금까지 이어진 인생의 기나긴 뺄셈인 셈이다. 그럼에도 제사장 사가랴 부부는 자신에게 맡겨진 소명의 자리를 지키며 충실하게 살아왔다. 여전히 소명의 자리에 통과하는 중이다. 이렇듯 지금 이들은 기나긴 하나님의 뺄셈이라는 섭리의 터널을 묵묵히 지나오고 있었다. 아무런 보장도, 예고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때였다. 오히려 점점 나이가 많아지고 이젠 생물학적으로도 어쩔 수 없는 그런 형편이었을 때, 바로 그때에도 그들은 묵묵히 부르신 자가 맡기신 그 자리에 서 있다.

이것이 하나님께로부터 동일한 섭리적 뺄셈 문제를 받아든 우리들 모두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하나님은 지금 이 시간에도, 쉽지 않은 뺄셈 앞에 서 있는 우리들을 통해서도 일하시고 싶어하신다. 이것이 세례 요한이 등장하는 것이 알리는 놀라운 싸이렌이 의미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사이렌을 울리고, 누군가는 그 사이렌이 되고, 또 누군가는 그 사이렌을 이루는 자가 된다.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오늘 누가복음이 시작되자마자, 그것도 예수 그리스도(메시야)가 오시기도 전에, 이미 참 많은 사람들 그 누군가는 각자의 부르심의 자리에 서서, 하나님이 하실 크고 놀라운 일을 맡은 일꾼으로 응답하는 것을 본다. 그러면 우리들이 그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하여 그곳으로, 약속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는 것이다. 이것이 다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교회를 사랑으로 세워가는 것이고, 이런 성도들로 모이는 건강한 교회를 이루어가는 것이다. 무엇을 위해서인가.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고, 그를 찬송하고, 그에게 영광을 돌리기 위함이다.

 

[기도]

1. 주님, 내게도 누가처럼 전하고 이루어야 할 주님의 선명한 복음과 비전을 주시고, 이를 담대하게 전하도록 복음의 능력을 보여주옵소서.

2. 주님, 내가 전해야 할 복음과 사명은 무엇입니까? 내게 맡기신 데오빌로는 누구입니까? 나는 그 데오빌로를 위해 뭘 준비하고, 애쓰고, 헌신해야 하는가를 알려주시고 채워주십시오.

3. 엘리사벳의 긴 고난과 눈물의 세월(뺄셈)이 끝나고 마침내 영광(덧셈)이 시작되는 것을 봅니다. 그때까지, 바로 그날까지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었던 사가랴와 엘리사벳처럼 나도 그렇게 오늘을 살아가겠습니다. 주의 뜻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바로 그때까지 묵묵히 우리에게 맡기신 소명의 그 길을 양무리교회도 사가랴와 엘리사벳처럼 그렇게 순종으로 달려가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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