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552새벽 | 둘 다, 하지만 좋은 편을!(눅10.25-42)

552새벽 | 10.25-42

둘 다, 하지만 좋은 편을!

 

좋은 편을 택하라!

첫째는, “마르다라 이름하는 한 여자가 자기 집으로 영접하였다(38b). 예수님은 앞서 이 경우에 식탁 교제(8), 치유 사역(9a), 선포 사역(9b)을 명하셨다. 그렇다면 이번에 예수님 또한 친히 전도수칙’(4-9)에 기초해 이 사역들을 이루실 것이 분명하다. 그럼 무엇인가? 이 여자들이 먹을 것을 주면 잡수실 것이다. 그러니까 주님은 마르다가 많은 준비하는 일’(40a)을 막지 않으실 것이고, 이 일 역시 전도자들을 위해 중요한 하나의 사역이다.

둘째는, 70인에게 명하셨듯이 주님은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는 일을 이번 베다니 방문에서도 역시 하실 것이다. 보라, 지금 주의 발치에 앉아 그의 말씀을 듣더니”(39)에서 이점이 분명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마르야는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이 선포되는 일에, 마르다는 전도자를 섬기고 봉사하는 일인 일용할 양식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로, 그렇다면 마리아가 지금 주의 발치에 앉아 그의 말씀을 듣더니”(39)와 마르다가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한”(40a), 이 둘의 상태는 어느 것을 부정하고 하지 않아야 할 것이 아님에 틀림이 없다.

 

마르다와 마리아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오늘 본문 이후에 이들의 동생인 나사로가 죽고, 그 다음에 주님이 죽은 나사로를 다시 살리시는 기적이 있은 후에, 예수님이 다시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을 방문하신 이야기다(12.1-11). 여기서도 예수님을 위하여 잔치가 벌어지는데 놀랍게도 마르다는 이번에도 잔치 일을 보고 있다(12.2a). 만일 오늘 본문에서의 경험, 즉 단순히 문자적으로 일(봉사, Diakonia)이 무가치하고 열등한 것이고, 반대로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말씀을 듣는 게 가치있는 일이었다면 이번에도 마리아는 자연스럽게 주님의 발치에 앉아있어야 한다.

하지만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읗 씻”(12.3)고 있다. 보라, 잔치 일에 분부한 마르다와 향유로 예수의 발을 씻고 있는 마리아는 둘 다 이번에는 말씀을 듣는 자리에 공히 나아가 앉아있지 않다.

정리하지만 오늘 본문은 마르다가 일방적으로 마리아의 선택을 무시하면서 제시한 것에 대한 답변으로 주어진 말씀이다. 주님은 마르다의 분주한 일까지 금하지 않으셨다. “너도 그 분주한 일을 좀 내려놓고, 마리아처럼 내 말을 듣는 자리에 나아올 수는 없겠느냐?”라고 하지 않으셨다는 뜻이다.

 

많은 경우 마르다와 마리아 이야기는 오해되곤 한다. ‘준비’(Diakonia)하는 일은 하급(저급, 무가치)하고, 말씀을 듣는 일은 고급(상급, 가치)하다는 식의 이원론적인 해석이 이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님은 이 둘 가운데 주의 말씀을 듣는 마리아에게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42b)라고 말씀하신다. 둘은 비교해서 인정받아야 할 것이 아니고, 내가 너보다 더 좋은 것이라고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주님 역시 어느 것 하나를 버리거나 포기할 것을 말씀하시지 않았다. 하지만 마리아 역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일을 택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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