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714새벽 | 모세의 빛나는 얼굴(출34.29-35)

714새벽 | 34.29-35

모세의 빛나는 얼굴

 

출애굽기 34장의 위치를 출애굽 시간표와 연결해 보면 출애굽 후 3개월 만에 시내산에 도착하고(19.1), 성막이 완성된 게 출애굽 211일이니까(40.1,17) 이스라엘은 지금 시내산에서 9개월 정도를 머무른 셈이다. 한편 이 기간에 되어진 일이 출애굽기 19-40장인데, 시내산에 도착하여 금송아지 우상숭배 죄에 빠졌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되기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이 지났으니까(19.151-16, 24.18, 32.30, 34.28 참조) 언약이 새롭게 갱신된 것은 출애굽 16월 정도 되는 때다. 그렇다면 성막이 제조된 기간은 어림잡아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 것 같다.

 

하나님의 영광

모세는 다시 40주야를 시내산에 머물러 있었다(28; 24.18 참조). 금송아지 우상숭배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였기 때문인데, 하나님의 은혜에 따른 용서가 아니었다면 언약이 깨진 상태에서 이스라엘은 회복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을 맞을 뻔했다(32.10,14). 한편 지난 첫 번 40일 시내산 때와는 달리 모세의 얼굴에 하나님의 영광을 반영한 빛이 났지만 정작 모세 자신은 이를 알지 못하고 있다(29). 그는 빛을 발하게 하는 것과 같이 이를 만든 자가 아니고 시내산에서 여호와와 말씀하였음을 인하여빛이 얼굴에 나게 되었다. 하나님의 영광은 임하는 것이지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좀 난해한 것은 모세가 여호와께서 시내산에게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다 그들에게 명령하고”(32) 난 후에 왜 얼굴의 광채를 수건으로 가리웠을까(33,35). 일차적으로 백성들이 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지만(30), 바울의 묵상(통찰)처럼 영원한 말씀과 견줄 수 없는 없어질 한시적인 영광을 주목하지 못하게 하려 했던 것 같다(고후3.13): “우리는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장차 없어질 것의 결국을 주목하지 못하게 하려고 수건을 그 얼굴에 쓴 것같이 아니하노라.”

 

   “사람이 자기의 친구와 이야기함 같이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시며 ”(33.11a)

 

모세만큼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눈 사람이 또 있을까. 출애굽 때부터 시내산에 도착하기까지 3개월 동안의 변화무쌍한 소용돌이(14.11-12, 15.24, 16.2, 17.3), 급기야 금송아지 우상숭배 사건(32-33)이라는 악전고투(惡戰苦鬪) 중에도 그는 하나님과의 교제(관계)를 흔들림 없이 감당한다. 그 와중에 하나님은 분노를 푸시고(32.14), 그는 끝까지 이스라엘을 품고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일에 자신의 목숨을 걸만큼 반복해서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바라본다(32.32, 33.12-13,15-16).

가만히 보면 그는 사사로운 감정을 표출하는 일에 극도의 절제를 보인다.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영적 성숙이다. 이스라엘이 만난 위기의 때든, 개인적인 영광의 때든 그는 상황이나 형편에 따라 이런저런 얼굴을 변화무쌍하게 보여주는 그런 얄팍한 초보적 리더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자화자찬(自畵自讚)에 취해 목에 힘을 주든지, 은연중에 자신의 위대함을 은근슬쩍 뽐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세속적이고 인간적인 색깔과는 분명한 선을 긋는다.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마저도 이스라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출 수 있는 사람, 그가 바로 모세다. 좁쌀만도 못한 조금만 공로라도 있는 것 같으면 수박처럼 크게 소리치고 싶은 게 인간이기에 이런 모세의 겸손과 온유함에 기꺼이 무릎을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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