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845주일 | 우리는 하나님의 가족입니다(마12.46-50).

845주일 | 12.46-50

우리는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예수님이 귀신의 왕을 의지해서 귀신을 쫓았다는 모함이 터져 나왔다. 그러면 예수님과 귀신, 즉 사탄과 예수님이 한 편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러한 때에 예수님의 가족들이 주를 찾아온 것은 아마도 이 분위기(모함과 불신)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다름 아닌 가족들마저도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저들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 그렇다면 믿지도 않는 자들이 예수님의 가족이다? 그러면 하나님의 가족은 무엇으로 되는가? 그래서,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제시하시는 하나님의 가족의 조건이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어머니와 동생들이라는 혈통이다. 그런데 이 가족이 하나님의 가족과 일치되는 것은 아니다. 이게 문제다. 육신의 가족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하나님의 가족으로서는 결격 사유다. 무엇 때문인가. 이를 예수님을 찾아온 가족들에게서, 이들을 통해 하나님의 가족됨이라는 기준(조건)에 대한 말씀을 들어보자.

 

예수님의 어머니와 동생들, 찾아온 이유

 

50절에서 예수님의 가족이 찾아왔는데 가족을 가리켜 뭐라 하시는가?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라고 말씀한다. 그렇다면 지금 찾아온 가족들은 이 말씀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는 말씀으로 보여진다. 왜냐하면 가족들이 찾아왔는데 이처럼 말씀하셔서 그렇다. 이것은 공생애 기간 안에 등장하는 가족들의 언행에서 그 이유가 드러난다.

먼저, [마가복음] 3장에서 하나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마가복음에 따르면 바리새인들과 헤롯당이 결탁하여 예수 죽이기’(3.6)에 나서고, 급기야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향해 그가 바알세불을 지폈다. 귀신의 왕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3.22)라며 더러운 귀신에 들렸다.”(3.30)라고 몰아붙였다.

이때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친족들까지 주님을 향해 그가 미쳤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예수의 친족들이 듣고 그를 붙들러 나오니 이는 그가 미쳤다 함일러라.”(3.21) 지금 그래서 바로 그때에 예수님의 모친과 동생들’(46a)이 주님을 찾아왔고, 밖에 서서 예수님을 부른 것이다(46, 3.31).

 

누가 하나님의 가족인가?(46-50)

 

, 이때 오가는 대화가 좀 의문이다. 왜 찾아 왔는지, 무엇을 위해 예수님을 부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에서 그렇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저들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 믿어서, 사랑해서, 섬기기 위해서, 복음과 십자가의 길을 같이 동행하기 위해서 찾아온 게 아니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중요한 교훈을 찾을 수 있다: ‘만일 이처럼 믿음이 없다면 가족이 아닌 것인가. 주님은 가족을 무시하고 부정한 것일까.’ 하지만 아니다(19.25-27). 예수님은 십자가 상에서 어머니를 요한에게 부탁한다. 무엇보다 십계명의 두 기둥 가운데 하나가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한다. 그러면 믿지 않는다고 해서 가족을 버리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가르침이 등장한다. 그것은 단순히 혈통적인 가족이 가족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름 아닌 하나님의 가족으로 의미가 확장된다는 점이다(49-50). 주의 가족됨이라는 축복은 바리새인들처럼 불신하며 살아서는 결코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주님을 향해 미쳤다 말하는 불신앙의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50a, 7.21, 1.12-13 참조) 언행하는 자리로 옮겨오는 자는 누구든지’(50a) 하나님의 가족이라 하신다.

우리의 경우에도 내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천국 백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브라함의 혈통이라는 것만으로 자동적으로 하나님의 백성됨을 뜻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이처럼 천국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그렇다, 하나님의 가족이 되는 그 문은 혈통으로나 육정으로 사람의 뜻으로 말미암지 않는다. 그럼 무엇인가.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가족이 되는 문은 열려있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우리 양무리 공동체 또한 하나님의 가족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한 가족이다.

 

세례 요한도 예수님을 불신하고 있고,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동생들에까지 불신의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11.3, 3.21). 사탄은 어떻게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것을 방해한다.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될수록 사탄의 나라는 퇴락하기 때문이다. 악한 자들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때문에 결국은 예수님 죽이기를 의논하기에 이르지 않았는가(14). 참으로 치열한 영적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주님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50a)들을 모으신다. 육신의 가족을 넘어선다는 얘기다. 하나님의 나라는 혈통이 중심이 되는 가족이 아니라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도 바로 이 조건, 그러니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50a)라는 조건을 충족되기만 하면 하나님의 가족은 누구든지.

밴댕이 속처럼 치사한 바리새인들처럼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23.13) 그런 분이 아니다. 주님은 저와 여러분을 향해서도 너는 내 형제요!’”라고 하신다. 나 같은 자도 하늘 아버지의 자녀로 인정해주시니 황공하옵기 그지없다.

주님은 영적전쟁(靈的戰爭) 통에도 하나님의 가족을 모으시는 추수를 계속하신다. 바리새인들처럼 불신의 늪에 빠지지 않고 아버지의 뜻대로 언행(言行)하며 살기만 하면 누구든지놓치지 않으시고 당신의 넓은 품으로 안아주신다. 여기에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없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이 있다면 누구든지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들이 많아지도록 주의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제자들을 가리켜 이르시되 나의 어머니와 나의 동생들을 보라!”(49) 하신 주님의 은총이 또 다른 사람들 위에도 임하도록 말이다.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이 되는 선명한 기준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그리고 한 점 흔들림 없이 자신에게 맡겨진 십자가로 가는 길을 도도하게 걸어가신다. 이 길이 복음서의 불신 가족들이 하나님의 가족이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육신의 가족일 뿐이지만 언젠가 하나님의 가족이 될 날을 기대하고 바라보신 것이다. 놀랍게도 주님이 부활하시고, 시작된 사도행전의 교회를 보면 예수님의 동생들은 마침내 하나님의 가족으로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가족들 가운데 오늘 본문의 예수님 가족들처럼 불신자들이 있어도, 언젠가 저들에게서 사도행전적 가족됨이 이루어지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해 본다. 지금은 비록 믿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회와 복음과 예수님을 바르게 알지 못하지만, 그래서 교회와 복음을 비난하고 비판하지만 그러나 언젠가 저들도 우리처럼 하나님의 가족이 되게 하시는 은혜의 날이 올 것을 기대하면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라는 은혜를 우리 가족들에게도 이루어지는 날을 구한다.

그날이 오리라는 것을 믿고 우리도 소망 가운데로,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받고, 하나님의 가족이 되는 것을 소망함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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