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863주일 | 천국이야기③④ - 천국을 감추고 있는가? 천국을 드러내는가?(마13.31-35)

863주일 | 13.31-35

천국이야기③④ - 천국을 감추고 있는가? 천국을 드러내는가?

 

오늘 두 천국 비유는 모두 가장 작은 시작에 대한 비유다. 먼저 천국을 가장 미약한 작은 씨를 통해 가르쳐 주신다. 또한 밀가루 세 포대(한 에바), 그러니까 약 22L에 섞어 넣은 누룩에 의해 부풀어 오른 반죽을 통해 천국을 가르치신다.

여기 31절의 밭에 갖다심은가져다가심은 겨자씨와, 33절의 가루 서 말 속에 갖다넣은가져다가넣은 누룩이라는 말씀에서 주목할 것은 갖다’, 그러니까 가져다가’(rabon)라는 단어다. 이 단어는 저절로, 그러니까, 우연히 가져다가 심고 넣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의 단어다. 그렇다면 이 비유들에서 밭에 씨를 심고, 가루에 누룩을 넣는 것은 우연히 되는 것이거나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계획되고 의도된 행위를 의미한다고 보는 게 맞다. 그렇다. 하나님의 나라가 어찌 우연이겠는가. 천국이 어떻게 저절로 성장하겠는가.

 

 

겨자씨(31-32)

 

주님은 내 마음밭에 겨자씨를 심어주시고, 또한 그 씨가 자라는 것을 봄으로써 이를 통해 외적으로 성장하는 천국에 대한 그림을 그리게 하신다. 놀라운 것은 천국이 가장 미약하고 작은 씨앗에 비유되고 있음이다.

겨자씨는 작은 검은색 씨앗을 맺는데 정말 작아서 1mm 정도의 크기다. 그런데 그 씨앗을 밭에 가져다가 심으면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32)게 될 정도로 크게 자라는 일년생 식물인데, 큰 것은 무려 높이가 3-5M까지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3M까지만 자란다고 보아도, 1mm가 무려 3천배 정도까지 자라는 것이다.

주님은 이 겨자씨에서 천국을 보고 계신다. 씨앗은 심으면 씨앗 그대로 있지 않고 자란다. 천국은 이렇듯 한 알의 씨앗이라는 상태 그대로 있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한다. 처음에는 미미한 것 같고(씨앗),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하찮게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심겨지기만 하면, 자라서 큰 나무가 된다. 자라는 것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자란다. 이게 생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에게 천국이란 아주 미약하고 작은 것에서, 이를테면 성탄절에 친구 따라 교회에서 나눠주는, 마치 겨자씨와 같은 조그만 과자봉지 하나를 통해 시작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나라라는 거대한 하나님의 세계를 경험해야만 천국을 알게 되는,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누 룩(33)

 

뿐만 아니라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33b)은 은밀한 내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천국을 바라보게 하신다. 이로써 천국이 얼마나 은밀하게, 그러면서도 분명하게 보일 뿐만 아니라 또한 질적으로 성숙하는 나라인가를 깨닫게 하신다.

누룩이 가는 곳에는 내면적인 변화가 있다. 적은 양의 누룩이 밀가루 전부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렇듯 누룩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누룩을 넣으면,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이 되는 것이다. 주님은 바로 천국이 그러하다고 하신다. 천국(天國)은 이처럼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누룩은 적지만 그럼에도 몰래 감추어 넣은 누룩의 영향력은 크다. 천국은 이 누룩처럼 은밀하게 시작된다. 그러나 마침내 때가 차면 그것이 들어간 곳마다 그것으로 인한 변화와 성장이 수반된다.

누룩이 내 안에 있다면 누룩 그대로 있을 수 없다. 이를 가루 속에 섞어 넣으면 전부를 부풀게 한다. 어느 한 부분만이 아니라 갖다 넣은 가루 전부를 다 부풀게 한다. 보이지 않던 누룩이 마침내 실재가 된 것이다. 천국은 이렇듯 그것이 가는 곳마다 이런 역사를 이룬다. 천국은 은밀하게 오고, 그러면서 보이는 모습으로 자라고, 마침내 완성된다. 이것이 누룩 안에서 깨닫게 되는 천국의 법칙이다. 천국을 누룩에 비춰 알려주시는 주님에게서 주님이 세우신 천국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 매우 중요하다.

 

마침내 비유를 통해 천국이 드러난다(35). 그런데 이 천국의 주도권은 겨자씨를 가져다가심고, 누룩을 갖다 넣은 주님께 있다. 주님은 당신의 방식대로 당신의 나라를 이루어 가신다. 그렇다면 씨앗에 불과한, 그래서 미약해 보일 바로 그 때에 중요한 것은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늘 작은 것, 보이지 않을 만큼 미약한 것은 우리가 영원한 것, 하늘의 것,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천국을 보는 일을 놓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천국은 이처럼 보잘 것 없는 것에서 시작되고 이루어진다.

하나님은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보낸 편지를 통해 복음을 이렇게 말씀한다:

 

[고린도전서 1.18-29]

26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로운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27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28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29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이것이 복음이라는 겨자씨이고, 십자가라는 누룩이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이처럼 미련하고, 거리끼고, 어리석고, 약하고, 천하고, 멸시 받고, 가진 것 없는, 그런 미약하고 하찮은 겨자씨와 같고 누룩과 같은 우리를 하나님의 나라가 되는 것으로까지 자라고 부풀게 하신다. 하지만 그 시작은 이처럼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이다.

천국은 지금 가장 미약한 제자들에게서 시작된다. 이들은 어부요, 세리요, 대부분 갈릴리 출신의 평범한 사람들이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기 시작하실 때 제자들은 물론 그 나라는 아직 씨앗처럼 보이는 미미하고 미약한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예수께서 천국 복음을 전파하실 때 천국은 눈에 보이지 않게, 마치 겨자씨처럼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나라의 완성은 놀라운 영광의 세계로 가득할 것이다.

교회가 그렇다. 우리 양무리교회도 20년 전, 비록 그루터기와 같은 소수의 남은 자들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제 20살 청년교회로 자랐다. 주일이면 다음세대라는 새들이 교회 이곳저곳 가지에 깃들이고 있다.

우리들 역시 아브라함의 씨라는 아주 특별한 씨가 아니라 이방의 볼품없고 작아서 아무도 관심하지 않는 그런 씨앗이었다. 그런데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천국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게 하셨다. 마침내 우리를 천국에 영접해 주심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얻은 것이다.

 

어느 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기 시작한다:

 

가만히 보니까, 당신은 교회 다니는 사람 같은데!’

사장님을 보면, 나도 예수님을 믿고 싶어집니다.’

우리 회사 대표는 진짜 예수 믿는 사람이다.’

우리 친척들 가운데 그래도 교회 다니는 분들이 제일 괜찮아요.’

내가 알기로, 저 선배는 진짜 예수 믿는 사람이야.’

저 교회만 같으면 나도 언제가 가고 싶은 교회입니다.’

예수 믿으면 사람이 저렇게 달라지나 봐!’

 

무슨 말인가. 이 사람들 안에 숨겨져 있던 천국이, 복음이, 예수 그리스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천국은 이처럼 이 사람들 안에 조용히, 비밀스럽게, 분명하게, 자라고 성장한 것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에게도 천국이 이처럼 드러나고 있는가. 이것을 가족이 알고, 동료들이 알고, 친구들이 알고, 선후배들이 아는 천국으로 그렇게 여러분 안에 자라고 성장하고 드러나고 있는가.

내 안에도, 우리 가정에도 이미 이 누룩이 반죽을 부풀게 하듯이, 씨앗이 자라 새들이 깃들이게 되듯이 이미 천국이 드러나고 자라고 있음을 믿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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