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1150주일 | 새신자 시몬 구하기(행8.14-25)

1150주일 | 8.14-25

새신자 시몬 구하기

 

시몬은 마술사의 자리를 내려놓고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온다. 복음을 듣고 믿어 세례를 받았다. 마침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믿고 세례를 받은 후에 전심으로 빌립을 따라다니며 그 나타나는 표적과 큰 능력을 보고 놀라니라.”(13)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불과 얼마 만에 그만 다시 육에 속한 사람으로 추락한다(18-19).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시몬, 사이모니(Simony)

 

먼저 시몬에게 이루어지고 있는 변화의 과정이다(9-11 12-13 18-19 24). 먼저 그는 하나님과 전혀 상관없는 마술사였다(9-11). 그런 그가 빌립의 사마리아 복음 전도를 통해서, 이를 통해 믿고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때부터 신앙공동체에로 들어온다(12-13). 그런데 사마리아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음과 함께, 뿐만 아니라 그런데 놀랍게도 사도들의 안수기도를 통해 성령 받는 것을 보고 돈을 드려, 가로되 이 권능을 내게도 주어 누구든지 내가 안수하는 사람은 성령을 받게 하여 주소서”(18-19)라고 말한다.

마침내 여기서부터 문제가 터진다. 거룩한 하나님의 영인 성령을 돈으로 산다고? 그야말로 성직매매다. 그때 베드로는 즉각 이 말이 얼마나 부적절하고 악한 생각인가를 밝히 드러낸다(20-23). 하지만 문제는 시몬은 이미 복음을 듣고 믿어 세례를 받은(13a), 그렇게 해서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이처럼 말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18-19).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 이 모든 것은 16절이 실마리일 수 있다. 믿고 세례를 받아도 성령님의 지배를 받는 일에는 무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신자 시몬은 성령의 임재, 그러니까 성령을 받게 되는 것도 사도들이 나누어주는 것처럼 보였고, 그렇다면 시몬은 자신 눈에 보이는 그것만 보고서 그럴 것이다 생각한 나머지 자신도 성도들에게 성령을 받게 하여 주는 능력의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를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교회와 신앙과 성직마저도 돈으로 가질 수 있다는, 그러니까 성령을 사람이 마음대로 주고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마리아 교회는 그 시작부터 이처럼 복음과 진리의 기초가 인간적이자 매우 세속적이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성령마져 돈으로 사려는 사마리아 교회를 건강하게 할 길은 있는가. 이제 막 마술사에서 믿고 세례를 받은 시몬이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이때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베드로가 이르되 ”(20a)

 

 

사도들

 

사마리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다는 것(14), 그래서 믿고 세례를 받은 것(12), 하지만 문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지금 이들에게 사도들이 안수하매 성령을 받는”(17) 것을 시몬이 보았다. 그리고 그가 보인 반응은, 이에 그가 사도들에게 돈을 드려, 이르되 이 권능을 내게도 주어 누구든지 내가 안수하는 사람은 성령을 받게 하여 주소서.”(18b-19)라며 자기 생각을 내세운다.

, 사마리아는 아직 한 사람에게도 성령 내리신 일이 없고 오직 주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만 받을 뿐이”(16)었다. 그래서 새신자 시몬 구하기에게는 5장에서와는 달리 22절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너의 이 악함을 회개하고 주께 기도하라 혹 마음에 품은 것을 사하여 주시리라.” 아직 성령이 임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를 정리해 보자. 인간이 주님을 믿고, 세례를 받고, 신앙공동체 안에 살아도 그렇게 성결하거나 거룩하지 못하다는, 그러니까 의롭다함을 받았으나 여전히 죄 가운데 있으며, 죄의 지배권 아래 놓여있음을, 사도들은 싫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문에 자신의 죄와 허물을 하나님께 자백하고 회개함으로서 성령을 선물로 받을 때, 그때에야 비로소 18-19절의 새신자 시몬처럼 되지 않게 된다.

 

아직 온전하지 못하고 연약한 사마리아를 보라. 믿고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나 성령은 오시지 않았다(16). 그리고 이어 성령을 받았으나 교회는 성숙한 반응과 응답에 여전히 어린아이 수준이다. 놀라운 것은 이런 형편의 사마리아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자가 있었다. 그가 베드로와 사도들이다. 사도들은 비록 예수는 믿어 세례는 받았지만 그러나 사마리아 교회 안에 있는 한 연약한 새신자 시몬으로 하여금 그가 어떻게 자신에게 닥친 영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말씀으로 권면하는 일에 인색하지 않았다. 그들은 새신자들을 살리는 일에 헌신한다. 22절에서처럼 회개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이게 사도다. 그것이 먼저 성령이 임한 그리스도인이다. 동시에 이게 교회다.

이로써 모두가 다 사도행전 18절의 사명에 충실하게 응답하며 살아가는 쪽으로 나아간다. 이를 위해 빌립은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베드로와 사도들은 말씀과 생명의 물을 준다. 그리고 하나님은 성령님을 사마리아 교회에 보내셔서 저들 복음의 증인들을 새롭게 하시고, 자라게 하시고, 마침내 건강한 교회로 세워지도록 격려하신다. 이렇게 해서 사마리아 교회가 더 든든히 세워진다.

성령이 임하셔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말씀과 진리를 기초해서 성령께 의존하고 따르는 부흥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면 무엇인가. 사람의 소리가, 세상의 가치관이, 사람이 생각하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것이 진리와 생명과 성령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시몬처럼 돈으로 교회를 세우겠다는 것으로까지 나아간다. 이렇게 망하는 것이다. 비로소 인본주의적인 교회로 추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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