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1066주일 | 그래도 희망은 주님의 제자들이다(마28.16-20).

1066주일 | 28.16-20

그래도 희망은 주님의 제자들이다.

 

    [부활 이후, 40일의 기상도] - 11 제자들 vs 예수님

    ■ 마태복음 28아직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더라.’(17)

    ■ 마가복음 16- ‘제자들에게 알리었으되 역시 믿지 아니하니라.’(13)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타나사 그들의 믿음 없는 것과

          마음이 완악한 것을 꾸짖으시니 이는 믿지 아니함일러라.”(14)

    ■ 누가복음 24-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45)

      *“이르시되 미련하고 더디 믿는 자들이여”(25)

      *“어찌하여 두려워하며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이 일어나느냐.”(38)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랍게 여길 때에 ”(41a)

 

주님은 부활 이후 40일 동안 일하셨다. 사도행전 13절이다: “그가 고난 받으신 후에 살아 계심을 나타내사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살아계심을 나타내사 40일 동안 그들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 주님은 부활 후, 승천 이전에 주로 하나님의 나라(Kingdom of God)의 일을 말씀하셨으며, 또한 지상명령을 제자들에게 선포하셨다(16.19). 마침내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 사역을 위임하신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18) 하나님께로부터 받으신 영광의 주님으로서 말이다.

하지만 어떤 제자들인가. 복음서를 통해서 볼 때 부활 이후, 그러니까 예수님 이후의 모든 것이 제자들에게 맡겨지는 때라는 점에서 중요한 질문이다. 다시 말해, 주님의 승천 이후를 내다볼 수 있는 중요한 질문(관점)이다. 믿음 없고, 주의 부활을 의심하는 자들이다. 딱 우리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말씀하시며 부활 이후의 사도행전 시대를, 교회 시대를, 선교와 복음 시대를 맡기신다. 부활 이후부터 승천하시기까지 이 짧은 내용 뿐이었을까. 하신 말씀, 하고 싶은 참 많은 말들, 이것들이 절제되고 숨어있는 짧은 본문이다.

 

 

지상명령

제자삼기(Making Disciple)

 

    “예수를 뵈옵고 경배하나 아직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더라.”(17)

 

공생애 기간 동안 줄곧 동거동락(同居同樂)했던 가룟 유다는 이미 자기 길을 갔고(27.5, 1.25), -제자공동체의 심각한 파열음이다.- 열한 제자만이 지상명령을 받는 자리 앞에 서 있다(16). 하지만 이때 제자들의 마음(상태, 형편)은 어떠했을까. 지금 함께 하고는 있지만 그러나 아직 한마음이 아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경배하는 제자들과 의심하는 제자들로 양분되어 있다는 뜻이다(17). 그렇다면 과연 이들이, 이 상태로 세계복음화라는 위대한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지만 주님은 아무런 주저함 없이, 그러나 여전히 아직도 의심하는’(17) -비슷한 우리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씀인가?- 저들에게 위대한 사명을 품게 하신다. 어찌보면 주님은 제자들의 부끄러운 과거에다 오늘을 담지 않으시고 이처럼 못하고 추한 오늘에다 미래를 보시고 또한 사명 곧 지상명령을 심으신다. 비록 저들의 오늘이 믿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끝없는 신뢰의 눈으로 제자들을 바라보신다. 부끄러운 과거를 묻지 않으시고, 소망으로 미래의 문을 여신다. 여전히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20b)는 약속과 함께 끝까지 믿어주시겠다 하신다.

사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주님이 믿어주시지 않으면 다 소용없고, 그러나 반대로 내가 형편없이 무너져도 주님이 끝까지 신뢰해 주시면 되는 방향으로 다시 일어서게 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의 법칙이다. 지금 제자들은 코가 석자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차라리 몸이 부서져라 일이라도 했다면 몸은 고달프고 힘들어도 마음의 부담과 멋쩍음은 없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주님은 저들의 불신앙과 허물과 죄를 끄집어내어 시비를 걸지 않으신다. 오로지 사랑과 용서, 그리고 그칠 줄 모르는 신뢰를 잊지 않으시고 지상명령의 성취라는 미래로 나아가신다.

제자들을 믿어주신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부터 신뢰의 대상이 되어 있다는 것만큼 큰 자산은 없다. 이런 관계에는 손해냐 이익이냐와 같은 그런 계산법이 없다. 이 사랑을 받은 자는 그렇기 때문에 부족하지만 나를 믿어주는 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며 충성한다. 이것이 제자들의 마음을 얻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신 예수님의 영적 리더쉽이다.

부족하고 못난이들이라는 것을 자신들도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제자삼기라는 하나님의 나라의 중책을 맡겨 주시니 이거야말로 몸둘 바를 모를 일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정도 되면 주님을 위해 목숨을 던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사람을 세우는 일에 탁월하셨던 주님을 다시금 깊게 느껴보는 대목이다. 주님은 이를 위해 먼저 제자들을 파송(“가라!”)하신다. 둘째로 세례를 주라 하신다. 또한 셋째로 가르쳐 지키게 하라 하신다. 이것이 제자삼기의 핵심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20b)

 

주님을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제자들(‘’)이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제자삼기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누구의 제자인가. 당연히 주님의 제자다. ‘제자를 삼아란 무엇인가. 천국 일꾼을 양성하는 일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이다. 이제부터 이 일은 제자들의 몫이다. 주님께서 친히 하시던 일을 제자들에게 맡기신 것이다. 하나님이 하시던 일을 사람이 하게 된 셈이다. 과연 이 일이 가능할까. 정말 잘 될까. 주님은 무엇을 믿고 실패한 제자들에게 이 거룩한 사명과 사역을 맡기실까.

부족하고 연약한 인생들에게서 지상명령이 성취되리라 말씀하시고, 이를 이룰 하늘의 제자가 세워진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이 일이 이 세상의 지혜와 법칙과 교본을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제자삼기에 나선 사람들의 역량과 능력과 실력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의 주도권은 오직 주님께 있다. 제자(‘’)는 주님이 하라 명하신 바 제자삼기의 원리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권세를 가지신 주님께서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시면서 이 일을 주도하실 것이다.

여전히 오합지졸(烏合之卒, 17)인 제자들에게서 희망을 찾으신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더 놀라운 것은 함량미달인 제자들임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아시는 주님께서 저들을 다 품고 가시겠다 하시는 말씀에서 그렇다. 부족하지만 부족한 대로 쓰시겠다는 주님의 말씀에서, 그러므로 작은 일에 충성하는자를 통해 일하시는 주님이 얼마나 큰 나무처럼를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이들과 같은 처지이고 수준인 우리에게도 희망이 되는 메시지이다. 

이 모든 것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20b)는 말씀의 약속 때문에 가능하다. 어릴 적 동네 골목에서 또래들과 놀 때 내 뒤에 큰형이 있다는 것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위로요 힘이었다. 이처럼 맏아들이신 주님이 떡하니 뒤에 버티고 계시니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우리가 주님이 찾으시는 제자가 되고, 동시에 주님이 쓰시겠다 하시는 제자들을 세워가는 일에 평생을 드려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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