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118새벽 | 실패 너머에서 실패를 끊어내다(수7.1-15).

118새벽 | 7.1-15

실패 너머에서 실패를 끊어내다.

   

뜻밖의 패배, 예고된 실패(1-5)

여리고의 승자(勝者)가 아이성의 패자(敗者)가 되었다. 가나안에서도 실패할 수 있는가. 어제의 승리가 오늘의 승리를 보증하지 않으며, 또한 승리는 자동적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실패의 배후에는 ’()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아간의 죄는 누룩처럼 번져 36명이나 희생되는 불행을 초래하였고(5), 이스라엘 모두에게 하나님의 진노와 실패를 경험하게 했으며, 더 나아가 자신과 가족의 죽음으로까지 확장되었다(11,20-21).

자신이야 범죄한 결과에 대한 응분의 처분은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니까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전체가 고통과 실패를 맛보아야 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국면이다. 아간은 모두가 다 망할지라도 자기 자신 하나만 잘되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는 것쯤이야 상관하지 않겠다는 심보다.

한편 이유를 모르고 있으니까 뜻밖의 패배 같지만, 그러나 예고(예정)된 패배였다. 여리고성을 정복하고 승리에 취해 있는 이스라엘과 여호수아, 사실 이 승리는 자신들의 전쟁 수행능력이나 전술의 탁월함에 의해서 얻어진 것이 아님을 냉정하게 살펴볼 수 있었어야 했다

    

여호수아의 탄원서(6-9)

실패 후 여호수아는 여호와의 궤 앞에서 엎드려 회개하며 기도한다. 실패하자마자 회개하고, 그리고 기도를 드리는, 이렇듯 기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회개하는 마음으로 입을 다물고 말을 아끼면서 저물도록 있다가”(6b) 비로소 입을 연다(7-9). 날이 저물 때까지 많은 시간을 하나님 앞에 머물러 있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골몰한다. 이때가 바로 실패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순간이다.

여호수아는 고독하고 외로웠을 것이다. 문제는 정작 이스라엘이 왜 실패했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는데 있다. 그러니 어찌하여!”(7a)를 목 놓아 외칠 수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이는 하나님의 찾아오심으로 이어진다(11). 이스라엘의 실패와 하나님의 찾아오심, 그 사이에 서 있는 여호수아, 그것도 기도하는 자로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있는 그의 모습이 얼마나 든든하고 안심이 되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실패 그 뒤를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가를 여호수아만큼 적절하고 정확하게 가르쳐 주는 경우를 만나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가나안에서 유일하게 실패한 전쟁이다. 그렇다면 왜 실패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은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중요하다. 실패의 원인들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영성이 아닌가.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지불할 수 밖에 없는 실패, 이것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순서다.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서라도 이스라엘(‘’)이 더 이상 가나안에서 실패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하나님은 실패를 건너뛰게 만드시지 않고 실패를 경험케 하신다. 당장은 시리고 아프지만, 이것이 고난이 곧 유익인 이유다. 실패가 이렇게 반전되도록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되는 실패의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만으로 살았던 영적 거인들의 발자국을 보면 그들은 모두 실패라는 용광로에서 재련된 사람들이다. 홀로 있다고 느끼는 순간 하나님과 함께 있음을 느끼며, 이제는 끝장이라고 포기하는 순간 하나님으로 다시 희망의 코드(cord)를 맞추게 된다. 이게 실패와 고난 속에 들어있는 영성이다.

실패만 보는 사람이지 말자. 당장 눈앞에 있는 고통과 좌절의 순간만을 보지 말자. 고통의 자리에서도 하나님을 그리워하고, 그분과 교제할 수 있는, 아버지와의 거리를 좁혀갈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나를 세워보자. 실패한 모습 그대로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여호수아에게서 실패를 끊어내는 영성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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