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746새벽 | 애첩일기.愛妾日記(삿19.1-15)

746새벽 19.1-15

애첩일기(愛妾日記)

 

17-18장은 종교적인 타락을 이야기한다. 이 타락의 중심에는 미가라는 평신도가 주연(主演)이고 레위인과 단 지파가 조연(助演)이었다. 반면에 19-21장은 윤리적인 타락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타락의 중심에는 레위인이 주연이고 베냐민 지파와 이스라엘 전체가 조연으로 등장한다. 죄는 점점 깊어지고, 확장되고 있다. 사사기의 부록은 한 사람 평신도 미가로부터 시작된 죄가 레위인에게서 절정에 이르러 온 이스라엘 전체로 확장된 비극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는 그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17.6, 18.1, 19.1, 21.25) 자행자지(自行自止)한 이스라엘이 단연코 주연이다.

 

애첩일기(愛妾日記)

한 레위인이 첩()을 얻었다(1). 그런데 문제의 그 첩이 간음을 하고 그만 베들레헴 처가로 돌아가 버렸나 보다(2). 그러자 넉 달 후에 레위인이 바람난 첩을 다시 찾겠다고 처가를 방문하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시계(視界)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3- ). 이 불륜(不倫) 남녀의 처사는 율법의 규례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어떤 남자가 유부녀와 동침한 것이 드러나거든 그 동침한 남자와 그 여자를 둘 다 죽여 이스라엘 중에 악을 제할지니라.”(22.22)

그는 죄를 끊을 수 있는 기회를 의도적으로 거역한다. 율법대로 할 자신이 없었으면 자숙하고, 회개하고, -다윗도 용서받았다- 거듭남의 기회로 나아갔어야 했다. 그런데 이것 없이 다만 스스로 행음 죄의 한 짝을 찾아 나선다. 그는 죄 창고로 자원하여 걸어 들어간다. 이게 인생이다.

 

기브아로 나아가리라.

그는 다섯째 날 저녁에 처가를 떠나 귀향길에 오른다(8-10). 아마도 그는 안식일 전에 도착하려고 한 모양이다. 그래도 안식일은 시키고 싶었던 전형적인 종교인이다.

형식적인 신앙은 또 하나 더 발견된다: “우리가 돌이켜 여부스 사람(이스라엘 자손에게 속하지 아니한 외인의 성읍, 11)의 이 성읍에 들어가서 유숙하 것이 아니니 기브아로 나아가리라.”(12) 참 가증하고도 기막힌 이중성이다. 감히 이방인의 성에 들어가서 쉴 수 없다는 레위인의 말, 이때 만약 그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의 언행(言行)을 듣고 보았다면 감탄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레위인다운 모습을 포기한 사람이다(3, 22.22). 그는 미래가 아닌 과거를 먹고살기로 작정했었다. 하지만 그 과거가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전혀 알지 못한다.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이방인에게는 엄격한 사람, 자기는 필요에 따라 율법을 고무줄처럼 사용하면서 율법 밖에 있는 이방인에게는 엄격하게 율법을 적용하려는 사람, 율법에 자신을 맞추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율법의 용도와 효용을 결정하는, 이에 모세6경인 자기율법서를 따라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사는 사람, 이렇게 살고도 나는 레위인이다자랑하며 사는 사람, 그는 누구인가?

 

아직 사사기는 밤이다. 기브아의 밤은 깊어간다. 누가 누구에게 돌을 들어 칠 수 있을까? 과연 사사기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나 사사기는 아직도 깊은 밤이다.

 

   

제목 날짜
75수요 | 천국이 비유 안에 보인다(막4.21-34). 2019.07.25
759새벽 | 이단(異端)들을 보라!(골2.16-23) 2021.12.26
758주일 | 여호수아의 영성, 나의 고백(수24.14-33) 2021.12.26
757성탄절 | 첫 번 크리스마스!(눅2.1-20) 2021.12.24
756새벽 | 빌레몬, 오 형제여!(몬1.15-25) 2021.12.21
755새벽 | 빌레몬, 당신을 믿습니다!(몬1.8-14) 2021.12.20
754새벽 | 응답: 회복하리라!(욜3.1-21) 2021.12.19
753주일 | 예수님은 누구신가?(마1.1-17) 2021.12.18
752새벽 | 메뚜기 재앙주의보(욜1.1-12) 2021.12.14
751새벽 | 침묵일기.沈黙日記(삿21.13-25) 2021.12.13
750새벽 | 맹세일기.盟誓日記(삿21.1-12) 2021.12.12
74새벽 | 성전을 떠나시는 하나님: ‘See You Again!’(겔10.1-22) 2019.07.24
749주일 | 하나님이 하십니다(수24.1-13). 2021.12.12
747새벽 | 폭행일기.暴行日記(삿19.16-30) 2021.12.08
746새벽 | 애첩일기.愛妾日記(삿19.1-15) 2021.12.06
745새벽 | 미가와 단 지파의 인생이력서(삿18.21-31) 2021.12.05
744주일 | 산상수훈(山上垂訓)④ - 우선순위(마6.19-34) 2021.12.05
742새벽 | 삼손을 보며 성도를 생각한다(삿15.14-20). 2021.11.30
741새벽 | 삼손 에피소드1(삿14.1-20) 2021.11.29
740새벽 | 삼손이 오고 있다(삿13.15-25). 2021.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