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390새벽 | 앗수르 방정식(사10.5-19)

390새벽 | 10.5-19

앗수르 방정식

 

앗수르, 네 이놈!

앗수르는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는 도구로 차출되었다(7.17b, 8.5-8a). 하지만 조건은 잠시 세내어’(7.20) 온 것이다. 그리고 경건치 아니한 나라를 치기 위함이다(6). 그런데 칼자루를 쥐게 되니까 하나님이 주신 약도를 자기 의지와 마음의 생각대로 이해하고서는 엿장수 마음대로 허다한 나라를 파괴하는 일에 휘둘러 버린다(6 7- ). 여기에는 오직 자화자찬(自畵自讚)이라는 앗수르만이 있을 뿐이다(8-11,13-15).

하나님은 이러므로 앗수르 왕의 완악한 마음의 열매와 높은 눈의 자랑을 하시리라.”(12) 하신다. 그리고 그 벌의 구체적인 집행이 16절 이하에 나타나 있다: “파리하게 하시며 맹렬히 타게 하실 것이라 하루 사이에 그의 가시와 찔레가 소멸되며 영광이 전부 소멸되리니 병자가 점점 쇠약하여 감 같을 것이라.”(16-18) 어제의 영광이 오늘의 폐허로 바뀐다(7-11,13-14 12,15-19). 정말 순간이다. “하루 사이에”(17) 된 일이다. 결국 흔적만 남아 있다(19).

인간(하루살이)이 자신의 내일을 알면 오늘을 이렇게 살순 없겠지. 이런 유한한 존재가 감히 막대기를 잡은 하나님을 움직이려 하다니 연민의 정을 느낀다. 하지만 이게 어찌 앗수르만의 문제일 수 있는가. 좀 된다 싶으면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교만과 자만과 오만이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무엇보다 성령님께서 말씀을 통해 교훈하시는 진리의 음성듣기를 거역하며 자행자지(自行自止) 하며 멋대로 살아가려고 이런저런 자가발전을 시도한다.

 

앗수르는 그야말로 토사구팽(痒死狗烹, 12)이자, 하루살이와 같은 소모품이자 일회용이다(17). 지금 잘 되는 일이라고 안심하고 있을 수 없고, 내 손에 있고 내 품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축복이라고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아침이다. 무엇 때문에 주어졌고, 무엇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으며, 또한 어떤 섭리를 위해서 잠시 나에게 맡겨주신 것인가를 점검하고 통찰하지 않으면 물에 비친 뼈다귀를 보고 그걸 먹겠다고 왕왕거리는 순간 자기 입에 있던 진짜가 자기 품을 떠난다.

나에게 있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위해 잠시 나에게 맡겨주신 것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것으로 나를 치장하고, 나를 드러내고, 나를 풍요롭게 만들고, 나를 유지하는 것으로 밖에 사용할 줄 모른다면 하루 사이에이 구도는 역전될 수 있다는 경고를 외면할 수 없을 것 같다(12.16-21).

앗수르의 꼴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경건치 아니한 나라’(6)에 자족하지 못하고 여전히 더 크고 많은 허다한 나라’(7)를 끊임없이 동경하고 그리워하면서 살아가고 싶고, 또한 이런저런 틈새를 비집고서 적당한 명분과 이유를 따라 이미 그러고 있는 것들이 전혀 없다고만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1.15)는 말씀이 정말 아멘이다. 하나님이 나에게 열어 놓으신 오직 한 길을 걸어가는 순례자로 살아야겠다. 나무 몇 그루 남은 것처럼 하루 사이에그만 초라하게 되어 버린 앗수르의 참담한 몰락이 주는 교훈을 되새김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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