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377주일 | 한 밤의 약혼식장, 말씀으로다(룻3.9-13).

377주일 | 3.9-13

한 밤의 약혼식장, 말씀으로다.

 

보아스의 타작마당은 룻의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일까. 그녀는 타작마당에서 또 하나의 시작을 감행한다. 그것은 결단이요, 도전이요, 하나의 승부수다. 정리해 보면, 왜 보아스 옆에 누웠는가? 시모 나오미의 명을 받았지만 그것은 보아스에게 청혼을 하는 것이다. 룻은 타작마당 이후의 자신의 전부를 철저하게 보아스를 통해 이루어질 말씀에 맡긴다: “당신이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9b) 이처럼 희망의 출구는 오직 율법 곧 하나님의 말씀이다. 모든 것이 불리하고, 오해를 낳을 수 있고, 더는 율법에 의지한다지만 그러나 그 율법에 의해 돌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룻은 말씀에 자신 전부를 올려 놓는다. 사사시대가 심상찮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룻의 구혼(求婚)

9| 이르되 네가 누구냐 하니 대답하되 나는 당신의 여종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 이는 당신이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 하니

이름 모를 한 여인이 자신의 이불 속에 들어와 함께 잠을 자고 있다. 어쩌면 부도덕한 여인이라고 돌에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처럼 행동할 수 밖에 없는, 그리하여 자신의 목숨과도 바꾸어야만 하는 그런 생사의 문제를 가지고 나아온 룻이다.

 

보아스의 약혼사(約婚辭)

10| 그가 이르되 내 딸아 여호와께서 네게 복 주시기를 원하노라 네가 가난하건 부하건 젊은 자를 따르지 아니하였으니 네가 베푼 인애가 처음보다 나중이 더하도다.”

보아스는 사람들이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복을 받아 사는 것을 이야기할 정도로 영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았다. 그러니 사람을 보는 눈도 달랐다. 룻의 기준은 빈(), (), 나이와 같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가난하건 부하건 젊은 자를 따르지 아니하였으니이 말은 그런 것들이 불필요하다거나, 무가치하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룻은 더 중요한 것을 보았다. 그것이 룻의 영성이다. 룻은 나오미를 끝으로 꺼져가는 엘리멜렉의 가문을 다시 회복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놓았다.

이처럼 어떤 일을 결정하고, 처리할 때 기준을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보아스와 룻은 결혼의 기준이 세속적인 것이 아니었다. , , 나이, 조건, 학벌, 고향이 결혼의 기준이 아니었고, 보아스 역시 룻의 진짜 아름다움을 귀한 것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볼 수 있는 뛰어난 신앙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12-13| 참으로 나는 기업을 무를 자이나 기업 무를 자로서 나보다 더 가까운 사람이 있으니, 이 밤에 여기서 머무르라 아침에 그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려 하면 좋으니 그가 그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행할 것이니라 만일 그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기를 기뻐하지 아니하면 여호와께서 살아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리라 아침까지 누워 있을지니라 하는지라.”

보아스는 타작마당을 율법을 지키고 성취하는 약혼식장으로 만든다. 보아스는 가까이에서 룻을 지켜본 것에 기초해서 자신의 생각을 고백하는 것으로 그녀의 청혼을 수락한다(10-11). 그러나 무엇보다도 보아스는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았다. 그는 인간적인 방법이나, 수단을 앞세우지 않았다. 모든 일을 순리대로 풀어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10-11), 반대로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12-13) 사실을 그는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1) “기업 무를 자로서 나보다 더 가까운 사람이 있으니”(12)

그는 모세의 율법이 정하고 있는 규례를 정확하게 밝힌다. 그러니까 이 문제는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 말은 룻의 청혼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말씀을 인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말씀의 빛 아래서 이 일이 말씀대로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2) “아침에 내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리라.”(13a)

그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욕심, 욕망, 자기 생각, 자기 열심이 앞서지 않았고, 자기 감정이나 기분에 의존하지도 않았다. 그는 수단과 방법, 혹은 흥분을 앞세움으로써 일을 그르치게 하는 가벼운 사람이 아니었다.

 

(3) “여호와께서 살아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네게 이행하리라.”(13b)

보아스는 하나님 앞에서 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믿는 신뢰만큼 자유하게 된다. 말씀보다 앞서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따르고, 순종하기를 원한다. 이렇듯 사사로운 일을 말씀 앞에 두지 않았다. 자기 목적이나 욕망을 앞세우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사사들이 치리하는 때에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가는 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사사시대의 한 복판을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사는 것을 거부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가기로 결정하며 사사시대를 말씀으로 역류하는 자들을 하나님이 놓치지 않으신다는 점이다. 이것이 룻과 보아스의 약혼식장에 흐르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루어지는 룻기의 핵심이다.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않는다.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라고 했다. 이점은 룻이나 보아스가 다 같았다. 보아스는 룻이라는 보석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바르고 뛰어난 신앙인이었다. 그는 룻이라는 한 알의 밀알을, 밭에 감추인 보화를 알아보았고, 발견한 것이다. 보아스와 룻, 룻과 보아스를 보면서 우리 각자에게도 서로가 서로를 돌아보며, 격려하며, 세워주며, 하나님의 작품으로 지어져 가는데 서로 힘이 되어 주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신앙의 영적 동반자가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발견한다. 바로 옆에 있다!

가깝게는 가정(家庭)이고, 부부(夫婦)이고, 형제 자매들이다. 그리고 처음 시작으로 올라가 보면 부모님이고, 나를 신앙적으로 인도해 주고 영적으로 성장하게 해 준 목회자가 자리할 것이다. 바라기는 우리 모두가 서로를 이처럼 세워주고, 열매 맺어가도록 해 주는 룻이기를, 또한 보아스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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