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173새벽 | 원수에 욱여쌈을 당할지라도(시143.1-12)

173새벽 | 143.1-12

원수에 욱여쌈을 당할지라도

  

여기서 한 가지 힌트는 예수님의 가라지 비유다(13.24-30). 비유를 간단히 정리해 보자: 천국은 좋은 씨를 뿌린 사람과 같은데(24), 원수가 그만 곡식 가운데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25). 이는 원수 마귀의 소행이다(28a). 하지만 이를 뽑는 것을 거부하시는데 이는 가라지를 뽑다가 알곡까지 뽑을 수 있어서다(29). 비유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라지도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었다가 추수 때에 가라지는 거두어 불사르게 묶으라 하신다(30).

이 비유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천국은 좋은 씨’(곡식)가라지가 함께 자란다는 점이다. 사탄이 밀 까부르듯 역사하는 것 때문이다. 이 비유와 다윗이 만나는 것은 이 부분이다. 천하의 다윗도 원수들’(3,9,12)의 괴롭힘 때문에 심령의 평안이 깨어지고, 급기야 이를 다윗은 하나님의 심판’(2) 집행인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혼돈에 휩싸여 있음 때문이다.

  

주의 심판인가?

다윗은 깊은 혼돈에 빠진다. “주의 눈 앞에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2b)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 자신이 만난 영혼의 흔들림이 하나님이 행하시는 심판’(2a)은 아닌지 해서다. 그만큼 다윗은 위기에 포위되어 있다. 지금 몰려오는 심적 고통과 압박이 얼마나 위급하고 중했으면 천하의 다윗도 이것이 하나님의 공의가 집행되는 심판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그렇다. 우리가 만나는 고통의 끝에는 이처럼 늘 두려움과 연약함이 공존한다.

그러기에 다윗의 기도를 통해 이 문제에 바른 대면을 가르치시는 것 아닐까.

  

원수들에게서 건지소서.

    원수(3,9,12)

    ❶ 영혼을 핍박하며(3a)

    ❷ 암흑 속에(3b)

    ❸ 영이 피곤하니 두려워하나이다(7).

    ❹ 영혼을 환난에서(11)

    ❺ 영혼을 괴롭게 하는 자(12)

다시 다윗의 생애를 더듬어 보자. 그는 양을 치는 소년이었을 때, 그것도 골리앗대첩(삼상 17) 이전일 때에 선지자 사무엘을 통해 기름부음(첫 번째 기름부음이다)을 통해 하나님의 영이 임한다: “이 날 이후로 다윗이 여호와의 영에게 크게 감동되니라.”(삼상16.13b) 한편 이때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삼상16.14a)라는 사무엘 기자의 코멘트로 볼 때 이후 다윗의 생애에서는 이러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다윗은 그날 이후 줄곧 성령의 임재 안에 있었던 것 같다.

, 그런데 그런 그가 지금 어떤 상태인가? 원수들 때문에 영혼이 눌린 침체 상태다(①②③④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지금 다윗은 자신이 처한 영적인 상태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자신의 실력(, 능력, 경험, 자신 안에 있는 그 무엇)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거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게 중요하다.

이처럼 우리 영혼은 느낀다. 안다. 인식한다. 자신의 영혼이 지금 어떤 형편인가를... 하지만 그것을 자신의 힘과 에너지로 어찌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이게 지극히 정상이다. 힘으로도 안 되고, 능으로도 안 된다. 오직 여호와의 신으로 된다. 그러기에 천하의 다윗도 하나님의 심판과도 같아 보일만큼 흔들리는 믿음의 세계를 품고 바라보면서 이를 하나님만이 해결하시고 풀어주실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가 이 보배(예수 그리스도)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4.7-8,10b)

   

다윗의 영성은 늘 이처럼 그가 약할 때에 더 나타난다. 물론 그가 강할 때에도 골리앗대첩을 승리로 이어가지만, 그러나 더 많은 경우에 그가 환난과 고난과 영적 혼돈에 휩싸여 그만 흔들리고 있을 때, 바로 그때 그는 그럴수록 자신을 믿고 의지하지 않고, 자신을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을 더 믿고 신뢰함으로 위기와 아픔을 이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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