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717새벽 | 성막⑤ - 번제단, 물두멍(출38.1-8)

717새벽 | 38.1-8

성막- 번제단, 물두멍

 

물두멍에서 수족을 씻고 번제를 드리는 제사장을 생각한다. 수 없는 제사를 집례해야 하는 사역, 이를 위해 때마다 수족을 씻는 일이 반복되었을 것이다. 그것도 물이 귀한 광야에서 그랬다는 점, 그렇다면 아마도 물을 채우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수고 또한 만만치는 않았을 것이다. 한편 이것은 회막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의 놋거울로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8). 이렇듯 여인들 역시 고가(高價) 필수품이었던 거울을 아낌없이 드린 점, 이렇게 이루어지는 성막, 아름다운 헌신을 여기서도 목도하게 된다.

 

번제단과 부속물들(1-7; 27.1-8)

성막 뜰의 중앙에 위치한(30.18, 40.6-7,29-30) 번제단은 그리스도의 대속의 공로로 말미암아 아버지의 보좌 앞에 나아가는 은혜의 예표(typology)이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을 통한 구속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내 준다. 구약은 짐승의 죽음으로 대속했지만, 신약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 그것 자체가 속죄다. 한편 번제를 드리기 위해 나아온 제사자(예배자)에게 제사장은 무엇 때문에 제사를 원하는지 묻고, 짐승의 머리에 안수하고 을 떠서 번제단 위에 제물을 올려 놓는다.

이렇게 해서 내 죄를 위해 어린 양이 대신 죽는다. “피흘림이 없이는 죄사함이 없기에”(9.22) 그는 죽어가는 짐승을 보며, 그러니까 불살라지는 제물을 보며, 이로써 자신이 이처럼 죽어야함을 깨닫게 된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양이신 그리스도가 그러셨다(1.29, 52.13-53.12 참조).

 

물두멍(8; 30.17-21)

제사장은 회막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번제단과 성소로 들어가는 문(휘장) 사이에 있는 물두멍의 물을 사용하여 수족을 씻어야 한다. 물두멍은 오직 제사장만을 위해 준비된 은혜의 통로이다. 성소에 들어갈 수 있는 깨끗(‘거룩’)함을 하나님은 요구하시는 것이다. 죄는 씻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우리의 죄는 씻음 받았다. 스스로, 내가 씻는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말미암아 씻음 받음이다. 인간은 결코 자신의 죄를 씻지 못한다. 이미 회개한 자라도 날마다 죄를 자백하며 회개함으로써 정결케 되어야 한다(10.19-22, 고전6.11, 22.16, 13.1).

물두멍은 제사장도 죄인임을 보여준다. 회막 제사의 주인(주체)은 제사장이 아니라, 드리는 제사를 받으시며, 그것으로 인하여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제사장은 물두멍에서 수족을 씻음으로써 자신의 정체(identity)를 늘 새롭게 한다. 교만이 물러가고, 자칫 종으로서의 제사장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만들 수 있는 우쭐거림(목에 힘주는 교만)을 방지하게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사장이나, 백성은 차별이 있을 수 없다(3.28).

또한 백성의 죄를 사하는 자가 제사를 집행하는 제사장이 아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제사장은 비록 백성의 죄를 사하는 제사를 거행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그들의 죄를 감하게 만드는 것을 위한 봉사가 아니다.

물두멍은 성결 곧 성화를 향한 회개이다(요일1.9, 10.22). 때문에 날마다, 시간마다, 죄가 생각날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 앞에 서야 한다. 하나님을 만나기를 원할 때마다, 언제나 먼저 죄를 자백하며 회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때 하나님은 성소에서 나를 만나주신다.

 

   

제목 날짜
717새벽 | 성막⑤ - 번제단, 물두멍(출38.1-8) 2021.10.25
716새벽 | 성막③ - 언약궤, 떡상(출37.1-16) 2021.10.24
714새벽 | 모세의 빛나는 얼굴(출34.29-35) 2021.10.19
713새벽 | 언약 갱신하기: 준비(출34.1-9) 2021.10.18
712새벽 | 은총 입은 기도의 사람, 모세(출33.12-23) 2021.10.17
711주일 |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마4.12-25). 2021.10.17
710새벽 | 성막과 그리스도9(출30.17-38) 2021.10.16
70새벽 | 너는 먹으라, 그들에게는 고하라(겔3.1-15). 2019.07.15
709새벽 | 성막과 그리스도8(출30.1-10,34-38) 2021.10.11
708새벽 | 제사장의 상번제(출29.38-46) 2021.10.10
707주일 | 떡 시험지, 말씀 답안지(마4.1-11) 2021.10.09
705새벽 | 성막과 그리스도6(출27.1-8) 2021.10.05
704새벽 | 성막과 그리스도5(출26.1-37) 2021.10.04
703새벽 | 성막과 그리스도3(출25.23-40) 2021.10.03
702주일 | 세례 요한: 광야에 서다(마3.1-17). 2021.10.03
700새벽 | 언약서[4] - 사회보장법(출22.16-31) 2021.09.28
69주일 | 얍복나루, 건너 보셨습니까?(창32.21-32) 2019.07.15
699새벽 | 언약서[3] - 피해배상법(출22.1-15) 2021.09.27
698새벽 | 언약서[2] - 손해보상법(출21.12-36) 2021.09.26
697주일 | 레위 지파의 소명을 받았습니다(수21.1-42). 202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