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755새벽 | 빌레몬, 당신을 믿습니다!(몬1.8-14)

755새벽 1.8-14

빌레몬당신을 믿습니다!

 

A(바울)와 B(빌레몬)와 C(오네시모사이에 용서의 복음이 공론화된다(13-14). 당사자들 사이(BC)가 아닌 제삼자(A)가 조심스럽고도 지혜롭게 이를 중재하는 형식이다(8-10). 바울은 복음 안에서 그를 낳은’(10) 것에 만족하지 않고 오네시모가 한 건강한 성도로서 당당하게 자라가기를이를 위해 그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유무형의 장벽들을 복음의 빛 안에서 제거해 주는 일에 발 벗고 나선다.

 

오네시모(Onesimus)와 바울

A는 B에게 C를 위해 명령하기가 아닌 부탁하기라는 방식을 취한다(8-9,14). 한편 오네시모와 바울의 만남은 아마도 로마의 감옥에서 비롯되었지 않았나 싶다(1,10). 비록 죄수끼리의 만남이었지만 복음은 이 두 사람의 사이를 영적 부자(父子관계로 발전시키고야 만다(10).

감옥마저도 영적 출생(재생산거듭남)의 장소였다면 결과적으로 오네시모의 감옥행은 축복의 시작이 된 셈이다상식과 세상이라는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감옥은 죽음과 저주와 절망의 막다른 장소다그런데 그곳에서도 한 고귀한 하늘의 생명이 다시 태어난다그리고 영적 아비와 자녀의 전혀 새로운 관계로 발전한다오네시모는 죄를 가지고 감옥에 들어왔으나 하나님은 바울과 함께 복음으로 그를 기다리셨다.

또한 한 사람을 복음으로 양육한 목적이 결국 자기 사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11). 이렇듯 제자훈련은 자기 제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복음과 주님의 제자를 양육하고 세우는 것이다비록 자기의 심복’(심장, 12)과 같은 자일지라도 한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는 바울에게서 사역자로서의 자기관리의 탁월성을 배우게 된다.

 

바울처럼 사람에 대한 희망을 붙들면서 살고 싶다비록 죄수의 몸으로 감옥에 들어왔지만 그에게도 천국의 씨앗을 뿌리고마침내 그 싹이 자라면 그의 생애를 복음의 빛으로 품을 수 있는 그런 목회(牧會)가 지금 우리의 가슴에서도 시작되었으면 좋겠다자신이 해야 할 일(10-12)과 빌레몬이 해야 할 일(13-14)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으로그리고 이를 명령이 아닌 부탁과 권면으로 풀어갈 수 있는 겸손한 사람으로(8-9) 문제를 풀어가는 바울에게서 목회자의 따뜻한 심장을 느낀다.

오네시모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만 문제없으면 된다는 아니다이게 자칫 내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이자 한국적(韓國的신앙의 쓴뿌리다바울은 지금 하나님을 보면서동시에 사람을 보는 눈을 놓치지 않기를 기대한다이것이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보내면서 이 두 사람 모두에게 부탁하고 있는 목회적 권면의 핵심이다.

내가 바울이라면내가 빌레몬이라면내가 오네시모라면 어느 부분에서 잘 하고 있고또 어느 부분에서 실패하고 있거나 머뭇거리고 있을까각자는 하나님과의 개인적 관계에서그리고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하나님의 빛을 드러내야 하는 책임과 특권을 동시에 부여받았다.

나는 바울처럼 빌레몬과 오네시모를 보고 있는가나는 빌레몬처럼 바울의 영적 지도를 받아 오네시모를 보고 있는가동시에 나는 오네시모처럼 바울의 영적 지도를 받아 빌레몬을 보고 있는가이렇듯 내게 어떤 배역을 맡기시든지 나는 늘 하나님의 믿음이고 싶다빌레몬서를 읽고 또 읽으면서 이 비밀을 바울 공동체처럼 결국 내 삶으로 이어가야 함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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