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새벽 | 삿4.1-10
드보라 스타트
가나안왕 야빈(1-3)
80년은 세 세대에 해당할 정도로 참으로 긴 세월이다. 그러나 이 긴 세월을 통해 신앙의 세대를 이어가는 전수(부흥)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예훗을 통한 이스라엘의 회복을 경험했던 세대가 다 물러갈 즈음 이스라엘은 다시금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이탈한다(2.10). 사사 예훗이 죽자 이스라엘이라는 건전지(신앙)는 완전히 방전(放電)되고 죄악을 그 자리에 충전(充電)함으로써 하나님을 떠난다.
이렇게 함으로써 드디어 20년이라는 역시 긴 세월 동안 ‘야빈 막대기’를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진노의 채찍을 받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하솔에 도읍한 가나안 왕 야빈’(2-3)에 대한 부분이다. 여호수아 11장에 가 보면, 하솔은 가장 강력한 가나안 토착 세력이었다(수11.4). 하나님은 “그들을 이스라엘의 손에 넘겨 주셨기 때문에”(11.8) 연합군과 싸운 여호수아는 “…하솔을 취하고 그 왕을 칼날로 쳐죽이고, 그 가운데 모든 사람을 칼날로 쳐서 진멸하여 호흡이 있는 자는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였고 또 하솔을 불로 살랐고, 여호수아가 그 왕들의 모든 성읍과 그 모든 왕을 붙잡아 칼날로 쳐서 진멸하여 바쳤으니 여호와의 종 모세가 명령한 것과 같이 하였으되”(수11.10-12)처럼 완전한 승리를 이루었다.
놀라는 부분은 이미 없어졌던 가나안 왕이 재기하여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탕자처럼 살아가고 있는 바로 이때 죄악의 세력은 9백승의 철병거를 보유할 정도로 다시 강력하게 부상한다. 하나님의 뜻이 성취되어야 할 가나안이 더 깊은 죄악으로 치닫고 있으니, 이것이 세상 속에 노출된 이스라엘 성도들의 모습이다.
성경은 이 기간을 묘사하면서 ‘심히’(3) 잔인하게 학대했다고 기록한다. 타락의 회수가 많아지는 것과 동시에 고통의 기간과 강도도 점점 강해진다: 8년(3.8) → 18년(3.14) → 20년(4.3) 죄는 반드시 그 대가를 지불한다.
드보라 이력서(4-5)
하나님은 동일한 실수(실패, 죄악)를 계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이스라엘, 그럼에도 하나님은 당신을 찾는 자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신다. 바로 ‘그 때에’(4) 하나님이 개입하신다.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여자가 민족을 다스리는 지도력을 행사한 실례는 사실상 이 때 뿐이다. 그녀는 ‘랍비돗의 아내’로 소개된다. 랍비돗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는 무명에 가까운 평범한 사람이다. 드보라는 한 가정의 아내로 있을 때 부르심을 받는다. 그때 ‘아내’로 소개될 정도로 가정생활에 충실한, 그러니까 일생 생활의 영성을 소유한 균형 잡힌 성도였다.
당시는 여자가 인구수에도 계수되지 않는 사회였다. 그러나 그녀는 아내이면서 ‘여선지자’(예언자)로서 하나님 앞에 살아갈 정도로 타락한 세상 속에 분명 빛을 밝히는 등불과 같은 삶을 살았다. 바로 그녀를 하나님이 찾아오신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또 다른 관심은 ‘한 사람’이다.
드보라는 ‘드보라의 종려나무’라고 명명될 정도로 백성들이 기억되는 삶을 살았다. 얼마나 그녀가 그곳에 앉아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했으면 이러한 별칭이 따라 다녔을까. 사람들은 그 종려나무를 생각할 때 드보라를, 동시에 드보라를 생각할 때 그 종려나무를 생각하였다. 이것은 드보라의 이미지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