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노트

727새벽 | 헤벨의 아내 야엘(삿4.11-24)

727새벽 | 4.11-24

헤벨의 아내 야엘

 

한 무명의 여인이 사사기 4장에 등장한다. 시스라와 바락의 대결구조 속에 등장하는 야엘은 어떻게 보면 초라하다. 하나의 문학으로 이해할 때 -만약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작가의 동기는 어떤 것이었을까? 좀 더 성경의 근사치로 들어가서 볼 때 이 내용을 사사기 속에 넣어주신 하나님의 의도하심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위에서 살펴본 처럼 하나님은 야엘을 오늘 본문에서처럼 사용하시기 위해서 미리 그 가족을 준비하신 것이 아닐까?

헤벨 가족은 과거에 야빈의 군대장관 하로셋 학고임에 거주하는 시스라”(2)와 어떻게 친분을 유지하며 지냈는지 잘 모른다. 그가 한 이 행동은 옳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사건마저도 당신의 뜻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하고 계시며, 헤벨의 입장에서 볼 때도 과거의 잘못과 결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은 분명하다. 하나님은 한 가족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시면서, 이스라엘을 향한 당신의 뜻을 또한 이루신다.

헤벨의 아내 야엘은 전쟁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그 중심에 사사 드보라가 하나님의 뜻을 이스라엘과 가나안 안에 실현해 가는 거룩한 전쟁임을 깨닫게 되면서 과거에 하솔 왕 야빈과 화평하게 지낸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았음이 분명하다. 그녀는 지혜로왔다. 그녀는 일련의 영적 흐름을 보면서 더 이상 시스라처럼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였고, 그렇다면 현재와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결단)이 임박했음을 깨닫는다.

이것이 현재진행형 속에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영적 통찰이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실력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지금도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신다(고전1.27).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묵상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은 이것이다. 바락이 시스라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지 못하고 믿음 없는 불신앙의 소리를 했을 때 드보라는 그에게 이렇게 선언한다: “그러나 네가 이번에 가는 일에서는 영광을 얻지 못하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시스라를 여인의 손에 파실 것임이니라.”(9a)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말씀의 언약을 반드시 실행하시는 신실하신 분이시다. 그런 면에서 이 무명의 여인은 바락으로 하여금 어떻게 하나님께서 당신의 역사를 섭리해 가시는가를 깨닫도록 만드는 전도자의 사명까지를 복되게 감당한다. 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 하나님의 말씀이 성취되는 것을 위해 쓰임받는다는 것 말이다(22). 죄악의 꽃이 핀 가나안 안에서도 하나님은 이름 없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예비하신다. 유명한 바락이 무명한 야엘 앞에서 당하는 영적 무력감은 -“바락이 그에게 들어가 보니 시스라가 엎드려져 죽었고”(22b)- 상상만으로도 충분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문제는 또 있다. 하나님은 승리하신다. 거기에서 우리 인생이 깨달아야 할 부분은 하나님이 펼쳐가시는 그림에서 우리가 놓치지 않고 통찰하는 그것만큼이 우리 몫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하나님이 역사하시고, 보여주시고, 말씀하시고, 성취해 가셔도 거기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호흡을 함께 느끼지 못하는 영성이라면 그건 진짜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중보기도의 무릎으로 다시 아버지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이 드보라에 의해 발탁된다(6a). 바락이 이처럼 등장하게 되는 전후 사정(상황)에 대한 특별한 정보는 없다. 하지만 사사기에 이름을 올리면서 사사와 동역(동행)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하지만 단지 거기까지다. 사사를 통해서 하나님 여호와께서명령하시고 이루심에도 불구하고(6,14-15), 어찌된 게 구경꾼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뒤에 따라오는 사사기의 후렴구,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라는 멜로디를 예감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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