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0주일 | 행20.13-38
바울은 심었고, 에베소는 자라고
“그러므로 … 내가 3년이나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31)
“나는 씨앗을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나,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고전3.6, 쉬운성경)
바울은 3년의 에베소 사역을 설교를 통해 마무리한다.
오늘은 지난 19장의 에베소 사역을 통해 세워진 교회들의 지도자들(4)과 에베소교회 장로들(17)이 모인 자리다. 그리고 이들에게 <목회적 간증설교>를 한다.
드로아에서 밀레도까지(13-16)
기억하라(17-38)
드로아 → 앗소 → 밀레도(6,13,15) → 예루살렘(21.15-17)으로 이어지는 여정에, 밀레도에서 16절의 이유 때문에 에베소교회 장로들을 그곳으로 청한다. 그리고 목숨을 건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의 출발을 예고한다. 이 출발에 앞서 다시 만날 기약이 없는 초대교회 지도자들(4,17)에게 마음으로 듣고 간직할 수 밖에 없는 <에베소교회 전후사>에 대한 감동적인 설교를 한다.
에베소 회고(17-21): ‘바울은 심었고’
“곧 모든 겸손과 눈물이며
유대인의 간계로 말미암아 당한 시험을 참고 주를 섬긴 것과”(19)
“유익한 것은 무엇이든 … 거리낌이 없이 여러분에게 전하여 가르치고”(20)
“회개와 … 믿음을 증언한 것이라.”(21)
지금 이 설교를 듣는 청중은 누구인가. 바울와 함께 3년을 동거동락(同居同樂)했고 또 그에 의해서 세워진 에베소교회의 지도자들이다. 바울은 이들에게 자신의 입으로 자기의 겸손, 눈물, 시험을 참고 인내, 주를 섬김, 생명을 건 복음 전파의 여정을 살아왔음을 말하고(19-20), 또한 회개와 믿음을 증거하였다고 말한다(21).
예루살렘 예고(22-27): ‘예루살렘은 자라고’
“결박과 환난이 나를 기다린다 하시나.”(23b)
“주 예수께 받은 사명…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24)
“다 내 얼굴을 다시 보지 못할 줄 아노라.”(25b)
지난 세월을 회고한 후, 그는 곧바로 성령님이 인도하시는 미래로 간다(22). 그런데 성령님이 증거하시는 미래는 어떤가. 아무 것도 보장되거나 알 수도 없는 22절이다. 동시에 투옥과 환난이 기다리는 길이다(23). 이걸 듣고 있는 지도자들에게 시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너희들도 나처럼 이런 교회와 복음을 위해 살아달라는 것 아닌가. 바울 자신은 에베소에서처럼 예루살렘에서도 복음과 함께 살아갈 것이니까, 너희는 에베소에서, 무엇보다 예루살렘에서의 바울처럼 살아달라는 메시지다.
에베소 예고(28-32): ‘에베소는 자라고’
“‘사나운 이리’가 여러분에게 들어와서 그 양 떼를 아끼지 아니하며”(29)
“여러분 중에서도 제자들을 끌어 자기를 따르게 하려…는 사람들이 일어날”(30)
→ ① “그러므로 여러분이 일깨어 내가 3년이나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31)
② “주와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32)
그렇지만 이것은 예루살렘의 미래만이 아니다(23). 에베소의 미래 역시 그리 희망적이거나 순탄하지 않다. 외적으로는 ‘사나운 이리’(29)와 같은 사탄의 방해를 통해 양떼들이 해를 입을 것이다. 또한 내적으로는 이 설교를 듣고 있는 “여러분 중에서도”(30) 불행한 지도자들이 있을 것이다(30).
이에 바울은 이 교회를 이끌고 가야 할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을 말한다. 먼저 31절이다. 3년이나 초발심(初發心)을 밤낮으로 잃지 않고 목양에 전념했던 자신을 기억할 것을, 그러니까 바울 자신처럼 교회를 돌아보라고 요구한다(31). 그리고 32절이다. 이처럼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주님과 주의 말씀이 지도자들의 믿음을 든든히 세우실 것이다(32a). 세워진 교회가 건강하게 자라는 키(key)는 주와 말씀 위에 서 있는 지도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역자들 역시 하늘의 기업(유산, 축복)을 얻을 수 있는 길이다(32b). 결국 핵심은 무엇인가. 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비록 교회의 앞날에 시련은 있지만 말씀을 따라가면 실패는 없다.
“나는 모든 일에서 여러분에게 모범을 보였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열심히 일해서 약한 사람을 도와야 합니다.
또한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고 하신
주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35, 쉬운성경)
바울의 에베소 예고가 그의 회고처럼 되어지려면(33-35)
마지막으로, 바울은 에베소교회의 지나온 3년이 유지되고, 뿐만 아니라 바울이 떠난 이후에도 변함없이 열매를 맺어가는 교회가 되어지기 위해서는, 그러니까 에베소교회의 미래는 33-35절 말씀이 그 답이다. 바울은 미래의 영광스러운 천국 기업을 소망하는 자는, 비록 교회의 미래가 29-30절이라는 위기를 만나게 될지라도 그럼에도 이 땅에 소망을 두지 않고 나그네처럼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33). 먹고 살기 위해 교회와 예수님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교회를 세워가기 위해 먹고 사는 일을 감당한 것이다. 이것이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이를 구하는 삶인 것이다.
그랬기에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며 살았다. 급기야 자신의 목숨까지를 주님을 위해, 복음을 위해, 교회를 위해 줄 것이다. 그의 목표는 주님처럼 사는 것이었다(눅6.38): “너희 삶을 거저 주어라. 그러면 삶을 돌려받게 될 것이다. 돌려받을 정도가 아니라 축복까지 덤으로 받게 될 것이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낫다. 베풂은 베풂을 낳는다.”(The Mess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