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수요 | 막10.46-52
바디매오 이야기
(맛있는 마가복음, pp.115-116)
A 8:22-26 | 소경 치유이야기 - 점진적
X 8:27-10:45 | 예루살렘 노중사역
A’ 10:46-52 | 소경 치유이야기 - “곧 보게 되어”
두 소경 이야기(AA’) 사이에 든 수난을 향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예수님을 따르는 자는 누구인가? 즉, 마가의 핵심인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3.35) 곧 믿음의 사람은 누구인가. 유감스럽게도 제자들(4.40, 9.5,33- )이나 가족들(3.21,32)이 아니다. 물론 종교 지도자들은 더욱 아니다(2.6-7,16,24, 3.6, 7.5-8, 10.2).
그럼 누구인가. 믿음의 사람들이다(2.3,15, 3.35, 4.8, 5.2,22,25,34,36, 7.24- , 9.14, 10.13,52). 두 소경을 사이에 두고 말씀하시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지금껏 예수님의 모든 메시야 사역과 말씀과 기적을 다 본 자들은 수난으로 가는 길에 믿음으로 응답하지 않고 거부하였다. 그런데 보지 못하는 자, 바디매오는 들은 바 말씀을 통해 믿음으로 반응한다. 그리고 수난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예수님을 따른다. 다 가진 부자 청년도 하지 못한 일 아닌가.
한 부자 청년(17-31)과 제자들(35-45)과는 대조적으로 한 소경의 언행은 눈부시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주님 앞에서 믿음을 고백하고, 그것이 주님의 들으신 바가 됨과 동시에 “예수를 따르니”(52)로 응답한다(21 ↔ 52).
그는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다(46-47).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때에 메시야의 오심을 심령의 귀를 통해서 듣고 외친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47,48b) 하지만 이러한 소리 나는 복음은 사람의 소리에 의해 늘 무시되고 부정된다: “잠잠하라!”(48a) 어딜 가나 은혜의 불을 끄는 소방수들이 있다. 이것은 예수님과 함께 동행하는 한 길 가는 사람들에게서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맹인 거지 바디매오는 열린 영혼으로 주님을 보고 있고(믿음), 그를 통해 새 생명을 누리기를 소망하며 언행하고 있고(고백), 마침내 주님의 은혜 안에 거하게 되면서(치유), 동시에 주님을 따르는 자로 헌신한다(제자, 52). 놀랍게도 “나를 따르라!”(21b)는 제자의 길을 걸어가는 자는 어떤 부자 청년이 아니라 다름 아닌 한 소경이었다.
무엇을 보는가. 부자 청년으로는 아니다. 그럼 무엇을 듣는가. 역시 부자 청년으로는 곤란하다. 누구를 따르는가. 들음에서 난 믿음을 통해 예수를 따르는 이제는 눈을 뜬 바디매오다. 지금껏 3년이나 되는 시간 동안 메시야 3중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시고,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의 현존을 온 몸과 사역으로 보여주시고, 이를 이루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향하셨다.
나의 가는 길이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신 그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한다면 그런 나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믿음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보는 눈이다.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듣을 귀다. 하나님의 나라를 품은 마음이다.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입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믿음이다. 이 믿음이 소경인 나를 살리고, 이 믿음이 영적으로 캄캄한 밤인 시대를 밝히는 빛이고, 영적인 잠을 자는 이 시대를 깨우는 복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