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5. 저녁 7:38
화명생태공원에서 낙동강 너머 뵈는 해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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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몰아오고 있다는데 흐르는 낙동강과 드넓은 들녘은 고요하기만 하다.
오히려 참 평안해 보인다.
그래, 그래야지...
비록 폭풍우가 몰아친다할지라도 이 산천처럼 당당했으면 싶다.
이 또한 지나갈 것 아니겠는가.
태풍 그 안에도 평안은 자기 자리를 지킨다.
어릴적 해가 넘어가는 마을 앞산을 보며 종종 생각했었다:
“저 산 넘어 있는 곳은 좋겠다. 어둡지 않아서... 더 놀 수 있어서...”
하지만 해 지면 어둡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그러다가 그 어둠이 물러가고 새날 아침이 올 것 아닌가.
그래, 그 밤에 쉼을 얻어 다시 올 날에 땀을 흘릴 것이고...
이렇듯 뭔들 버릴 게 있겠는가.
밤 그 안에도 새 날은 자기 자리를 준비한다.
2019.12. 9. 오후 4:58
화명생태공원 금곡동 쪽에서 낙동강 너머 뵈는 해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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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엔 저 해 너머는 좋겠다 싶었다.
밤이 아니어서 더 놀 수 있을테니까 참 부러웠다.
해서 가끔 동네 아이들과 산머너로 가보자는 등산결의를 하곤 했다.
하지만 가는 길에 해가 떨어지고 캄캄해지면 난감할 듯하여 다음으로 다음으로 미루곤 했다.
문든 이십곡리 앞산을 바라보며 더 크면 꼭 해가 있을 선너머로 가 보리라 다짐하던 그 시절이 생각났다.
자전거로 2km를 나서면 화명생태공원이고, 거기도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이다.
어른이 되어 종종 마실 삼아 나서는 달리는 놀이터지만 재미있다.
낙동강 저 너머로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해를 잠시 불러 세웠다.
지금도 자전거를 타고 저 언덕을 너머 달리면 넘어간 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 순 없을까.
겨울 강바람이 차다.
그래도 마음 바구니만은 어릴 때처럼 따뜻했으면 좋겠다.
2020. 1.21. 오후 5:26
화명생태공원 구포 쪽으로 2km, 낙동강 너머로 귀가 중인 해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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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다.
이 겨울을 홀로 서서 견디며 온 몸으로 봄을 기다리는 무명의 나무들...
그렇게 서로에게 두 손 벌려 안아주시는 듯한 모습에 가던 길을 멈추었다.
화명동은 이렇듯 참 아름답다.
한번도 가본적 없는 2020년이지만 늘 드랬듯이 주께서 앞서 인도하시리라 믿으며 새해 앞에 선다.
겨울도 아름다울 수 있듯이 우리네 인생의 여정 또한 그러하리라.
그러고 보니 겨울 해도 참 아름답다.
그래, 겨울처럼 차갑게 석어버린 삶의 호흡도 곧 따뜻한 사랑으로 돌아오는 날도 오겠지...
겨울 길을 걷다가 그 속에 든 그분의 사랑 안으로 떨리는 손을 더듬거리며 넣어본다.
아름다운 겨울 깊어가는 한 날이다.
2020. 3.28. 오후 7:06
화명생태공원을 금곡동 쪽으로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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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져서 어두운데 산책길을 아름답기만 하다.
토요일은 주일 설교밥을 가슴에 품고 뒤뚱거리며 좀 걷는 날이다.
화명동에도 봄이 왔다.
어느 곳에서든 예배를 통해 우리네 영혼에도 따뜻한 봄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저 길 끝을 지나 다시 돌아모면 집으로 가는 길을 만난다.
돌아갈 곳이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2020. 3.30. 오후 4:34
화명생태공원 금곡동에서 남양산 쪽으로 라이딩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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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가고, 봄날은 오거라.
달라다 지나가는데 한그루 꽃나무가 나를 바라보기에 살짝 응답을 했다.
그 사이로 아마 밀양으로 올라가는 무궁화호 기차가 끼어든다.
하늘과 구름과 바람과 봄날이 사이좋게 만난다.
이리 살아야 할 봄인데...
이렇게 3월이 간다.
2020. 4.14. 오후 4:36
화명생태공원으로 금곡동 옆을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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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같으면 벌써 어두컴컴했을 때다.
봄은 이렇게 해를 더 오래 올려놓는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 봄을 달린다.
南양산 쪽으로다 금곡동을 지나다 보면 낙동강변으로 아름다움 하나가 더해진다.
이름 모를 조그만 꽃들이 이웃을 이루며 모여있는 거 그거 맞다.
꽃들은 아름다움이라는 미적(美的)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야 더 아름다운 것일까.
이젠 우리도 늘 그랬듯이 서로 부딪치면서 아름다운 정을 나누어야 할텐데...
그래 너희 꽃들이 부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