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4수요 | 전1.1-3, 2.17
사람의 소리(A)_ 해 아래는 헛되다!
[구조]
사람의 소리(A)_ 해 아래는 헛되다!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그러므로 내가 사는 것을 한하노니
이는 해 아래서 하는 일이 내게 괴로움이요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임이로다.”(1.2-3, 2.17)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12.8)
하나님의 소리(B)_ 해 위를 따라 살라!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간에 심판하시리라.”(12.13-14)
사람의 소리(A)_ 해 아래는 헛되다!
성경 안에 이런 고백들이 –‘지혜에 대한 냉소주의적 독백’- 들어있다는 게 일단은 충격이다. 무엇이 그 솔로몬(왕상3.4-15)을 이 솔로몬(전1.2-12.8)으로 바뀌어 버리도록 했을까. 왜 이처럼 어둡고, 비관적이고, 염세적일까? 전도자는 이를 통해 뭘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
*모든 것이 헛되다(1.2, 2.11,17, 3.19, 12.8).
*이 또한 헛되다(2.15,19,21,23,26, 4.4,8,16, 6.9, 7.6, 8.10).
*바람을 좇는 것이로다(1.14,17, 2.11,17,26, 4.4,6,16, 6.9).
*죽음으로 끝이다(2.14,16,18, 3.2,19-20, 4.2, 5.15, 6.6,12, 7.1, 8.8, 9.2-5,10, 11.7).
*삶은 헛될 뿐이다(6.12, 7.15, 9.9, 11.10).
*불의가 판을 친다(4.1,6,8,15-16, 6.2, 7.15, 8.19, 9.2,11, 10.6-9).
*인생은 불가사의로 가득하다(3.11,22, 6.12, 7.14-24, 8.7,17, 9.1,12, 10.14, 11.2,5-6).
전도서를 읽어 가는데 있어 가장 혼돈스러운 부분이 위의 ‘헛되다 목록들’이다. 다름 아닌 자신이 하는 일이(2.18-23, 4.4-6), 쾌락(2.1-11), 지혜(2.12-17), 불의(3.16-22, 8.10-15), 권력(4.13-16), 부와 재산(5.10-6.9), 죽음(12.1-7) 등 이런 것들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었고 따라서 헛되다고 선언한다.
이런 표현들과 고백들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화해야 할까. 인생사의 전개와 결론이 결국 무의미하고 헛되다면 결국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란 말인가? 동시에 이런 언어들을 거침없이 토해 내면서, 같은 심성으로부터 복음의 소리가 나오는 것, 이렇듯 공존할 수 없는 두 지평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또 그렇게 언행(言行)하는 전도자 솔로몬,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뭐 이런저런 질문들이 묵상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다.
전도자는 이렇듯 인간에게는 ‘희망없음’을 보았다. 하나님 없는 인생의 무의미성을 절망의 언어로 표현한다. 인간은 피조물이며(11.5, 12.1) 죽을 수 밖에 없는(2.14, 3.18-20, 6.6, 7.2,17, 8.13, 9.5) 죄인이다(7.20, 8.10,12-13, 9.2-3). 그 이후에는 심판이 기다린다(3.13, 11.9, 12.14).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헛되다 말한다. 그 이유는 지혜자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자신마저도 인생 안에 들어있는 섭리의 영역을 다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처럼 증폭된다. 이것이 ‘해 아래서’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인생의 실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