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수요 | 막15.33-47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증인들
“대제사장들이 장로들과 서기관들, 곧 온 공회로 더불어”(1,31) 예수님을 죽이는 배역을 맡은 자들, 그리고 “무리에게 만족을 주고자 하여”(15)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히게 넘겨 준 빌라도의 행적, 못을 만들었던 대장장이, 십자가를 만든 목수, 가시관을 만든 로마 군인, 십자가를 언덕에 세운 사람들, 주님의 옷을 제비뽑던 병정들, 옆구리를 찌른 병정, 양손과 발에 못을 박은 사람들, 그 외에 호위하던 로마 병정들, 이스라엘 백성들, 도망친 제자들, 주님을 만났던 무리들, 구경꾼들, 여인들, 양편 강도들, 또한 '나'도 거기에 있었다.
① “엘리야가 와서 저를 내려 주나 ‘보자.’”(36)
어떤 이들은 비아냥거렸다(35-36). 그들에게 있어서 십자가는 철저하게 감추어져 있다. 지금도 십자가 앞에서 엘리야를 구경 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그것이 죄악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참 빛 곤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취는 빛이 있었나니,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요1.9-10)한다.
② “백부장이 … ‘보고’ 가로되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39)
주님의 [가상칠언](架上七言)에 대한 백부장의 솔로(solo)다. 모두가 침묵하고 있을 때 외마디의 독주(solo)가 시작된다. 이 외침은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 벗은 몸으로 도망하니라.”(14.50-52)에 대한 마가의 일침이다. 정작 제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없다.
③ “멀리서 바라‘보는’ 여자들도 … 많이 있었더라.”(40-41)
십자가 앞에서 주님의 구속사를 목격하는 자는 몇 무리의 여자들 외에는 없다. 여자들은 주로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의 재정적인 후원자들이었다(눅8.2-3). 적게는 예수님을 포함하여 13명이, 많게는 수 십 명이 3년 이상을 살아가려면 만만찮은 비용이 필요했으리라. 이들은 지금 주께서 십자가를 지시는 곳까지, 그리고 주님의 부활을 맞는 순간까지 주님 곁에 있기를 원했다(16.1).
④ “이를 구경하러 모인 무리”(15,29, 눅23.48)
주위 군중들 가운데 우쭐거리며 십자가를 향해 발길질을 하거나, 침을 뱉거나, 군병들이 우리 주님의 옷을 제비뽑아 나누어 가질 때, 또는 주님의 머리를 칠 때에도 구경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때론 웃고, 박수를 치고, 야유하고, 서로 그 장면을 보려고 아우성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부정적이며, 무관심하며, 방관하며, 거부(거역)하며, 정죄하며, 저주하며, 모욕하며, 참소하며, 대적하며, 완악하며, 거짓되며, 교만하며, 무례하며, 반항하며, 침을 뱉으며, 주먹으로 치고 있다(14.64-65, 15.29-31). 그들은 더욱 소리 지르며 말하기를 예수님을 “십자가에 오직 못 박게 하소서!”(13-14)라고 외쳤다. 문제는 사람들은 자기가 한 일이 죄인지도 모르고 십자가 앞에 서 있다.
⑤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 예수의 시체를 달라.”(42-47)
주님은 오후 3시에 운명하셨고(34-37), 안식일은 오후 6시에 시작된다. 남은 3 시간 안에 예수님의 시체를 장사지내야만 했다. 이 일을 산헤드린 공회의 회원인 요셉이 나서서 자신이 맡게 되기를 빌라도에게 구한다(43). 그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경건한 사람이었다.
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무덤에 장사지낸 바 되었다가 3일만에 다시 부활하시는 그리스도의 행적에 대한 가장 진실한 증인이다. 그가 제공한 무덤은 로마의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이것은 주님의 육체가 분명히 장사되었고, 또한 주께서 부활하실 때 이들은 새로운 증인들이 되었으며, 마침내 그 무덤은 ‘빈’ 무덤이 되었고,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영광의 주님으로 다시 사신 것이 역사적 사건이었음을 증거케 되는 섭리의 도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