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6주일 | 창35.1-15
벧엘에서 예배하다.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이르시되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하신지라.”(31.3)
마침내 야곱은 ‘출생지’(31.13)로 돌아간다. 하지만 32-34장에서 야곱은 요동친다. 다른 무엇보다 세겜이라는 돌발사태를 34장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딸 디나가 세겜의 추장 아들에게 강간을 당하고, 이에 아들들은 피의 복수를 감행하는 일이 일어난다. 여기서 끝내 야곱은 절규한다: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은 멸망하리라.”(34.30b)
지금 야곱은 죽어 멸망할 것이라고 통곡한다. 그러고서 35장이다. 놀랍게도 이처럼 실패하고 무너진 그 세겜에서 하나님은 야곱을 찾아오신다. 이것이 오늘 본문 창세기 35장이다.
세겜에서 전해지는 말씀, 마침내 응답하다(1-5).
*하나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 제단을 쌓으라!’(1)
*야 곱: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 제단을 쌓으려 하노라!’(3a)
하나님과 야곱 사이에 은혜의 만남이 이루어진 곳은 벧엘이다. 그렇다면 야곱의 미래는 세겜이 아니라 다시 그 벧엘이라 하신다: ‘야곱아, 네가 설 곳은 밧단아람도 아니고, 세겜도 아니고, 바로 벧엘이다.’
하나님은 지금, 깨진 옹기그릇 같은 야곱을 사랑으로 안아주신다. 하나님은 무너져가는 야곱을 찾아오신 것이다. 그래서일까. 야곱은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다. 마침내 야곱은 하나님의 명령을 지켜 행하는 예배자로 나아간다: “야곱이 이에 자기 집안 사람과 자기와 함께 한 모든 자에게 이르되”(2a)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2b)
야곱은 하나님께만 예배하기로 결단한다. 그는 세겜에서 잃었고, 세겜에서 무너졌다. 그러나 이를 다시 벧엘에서 예배를 통해 회복하기로 결정한다. 때때로 시련과 고난은 무너지고 잃어버리게 한다. 하지만 작은 실패는 그것과 비교할 수 없는 은혜와 축복의 시작점이 되곤 한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다. 그렇다면 실패했지만 거기서 주님을 만나는 사람은 실패가 실패일 수 없다. 실패의 세겜마저도 은혜가 되게 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벧엘의 하나님, 다시 야곱에게 나타나시다(6-15).
❶ 자, 다시 벧엘이다!(6-8)
마침내 야곱은 20년만에 다시 벧엘에 왔다. 창세기 28장에서 첫 번째 벧엘은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1)에 밧단아람으로 가는 길에 하나님을 만났을 때다. 그런데 야곱이 두 번째 벧엘에 왔을 때는 놀랍게도 하나님은 20년 전 야곱이 서원한 것이 응답된 모습이다. 그는 벧엘 “거기서 제단을 쌓고”(7)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는,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믿고 깨닫은 자는 이처럼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다. 이것이 예배이고, 예배자다.
❷ 하나님의 축복(9-15)
그러자 하나님이 ‘다시’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그에게 복을 주신다(9): “하나님이 다시 야곱에게 나타나사 …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9,11)
*10 –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11 -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니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12 –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준 땅을 내게 주고 네 후손에게도 그 땅을 주리라.”
야곱이 서 있어야 할 곳은 세상 세겜이 아니다. 그러면 어디인가. 하나님을 만난, 하나님을 예배한 벧엘이다. 이를 위해 결단이 필요하다: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2) 이 결단이 새해 2026년을 시작하는 우리의 고백이 되어야 한다. 벧엘의 복을 받아 누리려면 우리도 악함과 약함을 버려야 한다. 죄와 옛 습관과 세상적인 것들과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우상들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로 옷 입어야 한다.
부스러기 묵상
천하의 야곱도 세겜이라는 세상 한복판에서 무너졌다. 밧단아람에서의 20년 동안 라반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귀향길에 오른 후에 얍복나루에서 천사와의 씨름에서도 이겼다. 이어서 형 에서와도 화해하는 승리와 영광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세겜에서 무너지고 실패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바로 그 세겜으로 야곱을 찾아오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나는 네가 세겜에 있어도 사랑했다. 그리고 너를 사랑으로 품었다.’ 그러면 우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내가 이리 무너지고 형편없이 세겜에서 살고 있어도 하나님이 나를 찾아오시고 살리시네!’가 아니다. 오히려 ‘더 잘해야겠다!’라는 영적 각성으로 나타나야 한다.
하나님은 2026 새해에 우리에게도 이처럼 은혜의 벧엘을 선물하고 싶어하신다. 그러니 세겜에 머물러 있어서는 곤란하다. 하나님은 “아들아, 이제 하늘 아버지의 집으로, 벧엘로 가자!”라고 하신다. 하나님은 오늘 새해 첫 주일에 우리를 벧엘로 인도하신다. 이게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