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새벽 | 막13.1-13
이미 종말은 시작되었다.
제자들은 헤롯성전의 겉푸름만 보고서 탄성을 지른다(1). 이를 통해 여기서부터 소위 [마가계시록]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에 될 일들’에 대한 주님의 말씀이 예고된다. 하지만 주님이 보신 것은 제자들과 달랐다. 주님은 타락한 성전의 속, 곧 실상을 보셨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셨다(눅19.41). 참 성전이 지금 오셨지만 돌로 세워진 성전은 죄로 가득한 ‘강도의 굴혈’(掘穴, 11.17)로 타락한 지 이미 오래기에 주님께는 곧 무너질 심판의 대상으로 보이신 것이다(2). 다시 이어지는 제자들의 질문은 이어지는 ‘이미’(already) 시작된 종말에 대한 경고와 예언들(9-23)에 대한 말씀에서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징조들(1-8) - 예루살렘 멸망 예언
다른 어느 것보다 먼저 누구에게도 속지 않도록 ‘주의하라’ 말씀하신다(5). 예수 이름으로 온 다른 예수에게도(6), 난리와 전쟁에도(7), 민족과 나라가 맞서 일어나도, 지진과 기근이 들어도(8), 이런 일들은 반드시 일어나겠지만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기에 결코 속지 않는 것이 종말을 사는 자의 지혜라 하신다.
하지만 이처럼 ‘이미’(already) 종말은 시작되었으나 ‘아직’(not yet) 종말은 아니다. 때문에 종말론적인 긴장이 필요하다.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바람이 좀 부는 것이 태풍은 아니듯이 종말의 여러 징후(sign)들이 하나 둘 시야에 들어오면 그것이 하나님의 예고편이라는 것을 깨닫는 자리에 있기를 말씀해 주신다.
말세 스펙트럼(9-13) - 종말 예언1
종말의 징조가 이리도 빨리 오리라고는 제자들도 상상치 못했을 것 같다. 주님이 승천하시고 시작된 사도행전 교회에 벌써 9-13절의 진통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말은 세상 끝 날의 어느 시점이 아니라 이미 시작되었고, 그것의 징후는 ‘환난’이며, ‘그 환난 후’(24)에 주님이 재림하시는 것으로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시작된 종말에서 주의 재림까지 그 사이에 진행되는 환난의 때가 곧 말세에 해당하며, 그것은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어느 한 징후가 곧 종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말세를 살아가는 자에게 필요한 영성은 매 순간마다 성령님을 의존해야 하며(11), 환난이 인내를 낳는다 하신 말씀처럼(롬5.3) 끝까지 참고 견디는 것이 필요하다(13).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는 것이 종말의 특징이다: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내가 그(그리스도)라 하여 많은 사람을 미혹하리라.”(6)
그야말로 종말론적 현상은 모든 영역에서 나타난다. 각종 재난과 재앙을 통해, 자칭 그리스도라 하는 종교적인 영역에서, 기독교와 복음과 교회와 성도들에 대한 박해에서, 가정이 무너지고 해체되는 등 그야말로 모든 영역과 모든 부분에서 깨어지고 분리되고 싸우고 무너지고 갈등하고 그래서 멸망에 이르게 될 것이라 하신다. 이러한 때에 심판의 대상으로 전락할 것인가(2), 아니면 끝까지 견디어서 구원을 받을 것인가(13). 지금 우리는 이 두 사이를 살아간다. 때문에 성령이 하시는 말씀대로 하면서(11), 마침내 구원에 이르게 되는 은혜와 영광 앞에 서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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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_이미 종말은 시작되었다(막13.1-13)..m4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