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1,706수요 | 창15.1-11
아브라함언약
이신칭의(以信稱義)
창세기 15장 6절은 구원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말씀이다. 바울은 로마서 4장과 그의 구원론에서 이를 분명히 한다. 한편 아브라함이 의롭다는 선언을 받게 된 것은 그의 행위로부터 난 것이 아니다. 그는 부르심(12장)부터 지금 15장에 이르기까지 행위론적인 면에서는 여러 면에서 아니었다.
그리고 구약이 구원의 표(sign)라 붙드는 할례 역시 17장에서 받는다. 이 말은 칭의 앞에 할례가 위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아들 이삭을 번제로 드린 온전한 헌신과 순종 역시 22장에서 이루어진다. 무슨 말인가. 할례(행위언약)나 아들을 드린 순종(행위)이 15장의 이신칭의(以信稱義)를 낳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점이다.
이신칭의(以信稱義)는 말 그대로 의롭다 ‘칭해주다’는 선언이다. 그렇다면 칭의는 신분이지 수준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칭의 다음이 성화인 것 아닌가. 동시에 이 칭의는 구원의 서정 가운데 들어있는 한 과정이다. 이렇듯 구원은 칭의 이후, 그러니까 성화라는 성숙과 성장이라는 과정을 통해 그가 의롭다 인정된 것의 실상이 드러나게 된다.
후손에 대한 약속
①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길 것이다(13).
② 내가 그들이 섬기는 나라를 징벌할지며 네 자손을 구원할 것이다(14).
③ 너는 평안히 조상에게로 돌아가 장사될 것이다(15).
④ 그들은 4대만에 이 땅에 돌아올 것이다(16).
이는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 아닌(2,4), 하갈이 낳은 이스마엘도 아닌, 아내 사라에게서 난 이삭을 통해 바다의 하늘의 별과 같이 많게 하실 것을 말씀하시고, 이를 이루어 가신다.
땅에 대한 약속
이 땅을 … ‘주노니’(18) - “주었노니”(과거), “주노니”(현재), “주겠노니”(미래)
*과거 - ‘주었다’(우리말비전)
*현재 - ‘준다’(개역개정, 표준새번역, 공동번역, NIV, NAB)
*미래 - ‘줄 것이다’(현대인의성경, 현대어성경, 쉬운성경), LXX
“내가 이 땅을 … 네 자손에게 주노니”(18) - 하나님 ‘내가’ 네 자손에게 무엇을? 땅을 ‘준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언제’ 주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 땅은 지금 아브라함이 서 있는 땅, 가나안이다. 하나님은 훗날 야곱의 아들 중 요셉을 먼저 애굽의 자궁에 심으시고, 이어 야곱의 온 식구를 애굽으로 이주하게 하신 후에, 오늘 아브라함언약처럼 민족을 이루어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돌아오게 하신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형 ‘줄 것이다’(현대인의성경, 현대어성경, 쉬운성경)로 번역한 것이 적절하지 싶다.
하나님의 약속(땅과 후손)이 점점 진전되고 있다. 이것은 계시의 발전(progressive)이라는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드디어 아브라함은 이신칭의(以信稱義)의 은혜와 영광 앞에 선다. 물론 아직 아내 사라를 통해 후사 하나 없는 때다. 갈대아 우르(Ur)를 떠나 하란을 거쳐 가나안으로 들어온 게 그의 나이 75세였다. 그리고 수 십 년이라는 파란만장한 시간들 속에서 그는 소명자인 자신에게는 물론 소명자로 부르신 하나님께도 이와 같은 고백을 믿음으로 올려드릴 만큼 성장한다. 이제 그는 전방향을 하나님께로 향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과거와 현재을 연결하면서, 동시에 현재와 미래를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어가기로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