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1수요 | 삼상28.1-25
사울, 하나님 밖을 전전하다.
아기스와 함께 출전하는 다윗(1-2)
다윗 역시 블레셋(아기스) 편에 서서 이스라엘을 쳐야 하는 묘한 긴장 앞에 선다. 전쟁에 참여하자니 블레셋 편에서 이스라엘과 싸워야 하고, 그렇다고 전쟁에 참여하지 않자니 아기스가 보일 반응은 그 순간 다윗은 적군이 되는 것이어서다. 블레셋(아기스)는 다윗을 이용해 이스라엘(사울)을 치려하지만 다윗은 그럴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을 과연 다윗은 어떻게 해쳐 나갈 것인가. 다윗이 분명 첫단추를 잘못 끼웠다.
엔돌의 ‘신접한 여인’(점쟁이)을 찾는 사울(3-25)
A. 신접한 여인(사무엘)과의 만남(3-19)
사울은 하나님께로부터만 공급 받아야 할 신앙에서 벗어나, 그러기 때문에 신접한 점쟁이 여인과, 이미 죽어버린 사무엘이라도 붙들어야 살겠다며 헛된 답을 찾고 있다(11). 본문은 이것의 옳고 그름을 논하지 않고 사울이 하나님이 아닌 거짓 종교꾼(접신녀, 점쟁이, 종교무당)을 의지하여 자기 길을 찾아보려고 하고 있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지막 사사 사무엘이 죽음으로 사사시대는 막을 내리고(3), 시작되었으나 여전히 사사처럼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왕 질을 하고 있는 불완전한 왕정시대가 서로 교차하면서, 하나님이 부재중인 이스라엘 실상이 타락한 사울을 통해 그려지고 있다.
B. 신접한 여인의 위로(20-25)
사울은 신접한 여인인 점쟁이의 말을 듣고, 영육 간에 탈진한 상태가 되어 심히 고통스러워한다. 아무도 하나님을 찾지 않았다.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다스리라고 맡은 사울도, 그와 함께 하나님의 다스림과 통치를 온 백성에게 나타내 보여 주어야 할 신하들도, 누구 하나 하나님을 보여주고, 순종하는 자가 없는 영적 무정부 상태가 사울왕 통치 40년의 마무리될 시점까지도 이게 회복될 기미가 없다는 점, 이것이 엔돌의 신접한 점쟁이 여인이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모습이 보여주는 실상이다.
사울은 지금 이스라엘에게 허락된 방법들(꿈, 우림, 선지자) 중 어느 것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하나님은 지금 사울에게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이다. 바로 이때 절망 가운데 몸부림치는 사울의 참담한 모습, 결국 사울이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사울은 끝내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 하지만 사울은 결국 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전사한다(B’, 31장). 하나님의 심판이 집행되고 있음에도, 그리고 ‘다윗죽이기’라는 작전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사울은 이미 자신의 실패와 다윗의 승리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결국 하나님을 향해 끝내 저항하는 불신앙을 내려놓지 않는다.
한편 다윗은 죽음의 사선이 밀려오더라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묻고, 따르는 중이다. 그러나 사울은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거역하면서까지 하나님이 세우실 다윗을 죽이는 일에 자신의 전부를 건다. 사울의 시작은 겸손과 순종과 하나님의 영이 함께 했었다. 하지만 왕이 되고서 그는 하나님이 아니라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사울왕조라는 인간적 욕망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이미 다윗왕조를 다윗언약에서 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