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6수요 | 시87.1-7
시온의 영광을 찬양하라!
시온의 영광을 보는 눈이 복되다. 고라 자손이 그렇다. 시인은 일차적으로 열국으로 흩어진 백성들이 포로에서 다시 시온으로 돌아오는 것을 노래한다. 그러나 열방이 이스라엘과 가족이 되어 하나님을 인정하고서 모두가 다 시온으로 모이는 미래의 종말론적 공동체를 바라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목도하는 자들의 영광송이 들리는 듯하다(7).
고라 자손(1-3): 시온이여, 영광스럽도다!
시온(4-6): 열방이여, 시온에서 태어났도다!
마침내 시온의 영광이 노래된다. 고라 자손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1-2), 모두가 시온을 가리켜 말하는 영광스러운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다(3). 그런데 그는 이 영광스러운 소식을 노래하고자 하는 견딜 수 없는 열망을 토로한다. 어쩌면 이 영광송의 멜로디(참여)에서 빠질 수 없다는 간절함까지 느껴진다.
그러면 모두가 다 노래하는 시온 이야기의 주제는 무엇인가. 먼저 4절이다. 이방 나라들이 하나 둘 호명되면서 이들이 하나님의 백성의 일원이 되어 시온으로 모여들 것이다. 특별히 블레셋과 두로와 구스(에디오피아)를 시인은 ‘이들이 시온에서 태어났다.’고 일컬어지게 된다고 표현한다. 여기 언급되는 애굽(이집트)을 지칭하는 라합(사30.7 참조)과 바벨론은 하나님을 잘 아는 자들로 칭해질 정도다(4a).
다음으로 5-6절이다. 이처럼 열방이 시온에서 함께 하나님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이렇듯 시온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죄와 허물로 가득차서 급기야 심판을 받아 멸망하여 바벨론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흩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과 미래는 예전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태어나, 그러니까 거듭난 새 사람으로 세워진다.
열방 공동체(7): 나의 모든 근원이 시온에 있다!
고라 자손으로부터 시작된 시온의 영광을 찬양하는 노래는 이제 춤추며 노래하는 자들을 통해 온 땅에 가득 울려 퍼진다: ‘나의 모든 근원이 시온에 있다!’ 이로써 하나님께서 시온을 통해 작정하시고, 소망하시고, 이루신 구원을 알게 되었다.
한 근원에서 난, 한 명부에 기록된 시온 공동체를 보라. 이제는 이방인과 유대인의 구별(차별)이 없고 다같이 하나님 안에서 한 하늘 가족이다.
이스라엘은 마치 씨앗과 같다. 씨앗 하나 안에 무궁무진한 열매가 들어있는 것처럼 하나님은 시온을 열방을 축복하는 축복의 통로이자 씨앗으로 쓰신다(창12.2-3, 출19.5-6 참조). 어찌 라합(애굽)과 바벨론과 블레셋과 두로와 구스가 시온과 연합하여 시온에서 태어난 연합 공동체가 될 수 있겠는가.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씨를 이처럼 사용하사 마침내 열방이 주께로 돌아오게 하신다. 그리고 이들이 손에 손잡고 하나님이 하신 일을 찬송한다: ‘나의 모든 근원이 시온에 있다.’(7) 이를 누가 이루셨는가. 하나님이시다. 그렇다면 고라 자손의 노래는 시온이라 쓰고 하나님이라 노래하는 찬양시다.
하나님은 시온을 통해 열방을 구원하시는 것을 섭리하시며 이를 기뻐하신다. 시온을 사용하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우리를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 그리고 지금도 이를 이루시기를 소망한다.